진화하는 이더리움, 악재 딛고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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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6.08 06:01
비트코인은 초당 7건의 거래를 처리한다. 이를 7TPS(Transaction Per Second)라고 한다. 이더리움은 20TPS를 보인다. 초당 2만4000건의 거래를 처리하는 비자카드와 비교하면 이제 막 첫 발을 뗀 수준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늘어나는 서비스 이용자를 감당하기 어렵다. 블록체인이 지닌 최대 단점, 확장성 문제다.

탈중앙 구조는 모든 참여자가 거래 내역을 검증하고 기록하기 때문에 거래 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한계를 지닌다. 이는 서비스 확장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참여자가 늘수록 탈중앙성와 보안성은 강화되지만 속도는 느려진다. 탈중앙화, 보안성, 확장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다는 개념을 ‘블록체인 트릴레마(trilemma)’라고 한다.

이더리움 대항마로 등장한 블록체인 솔라나(Solana)는 6만5000TPS로 높은 처리 속도를 자랑하지만, 탈중앙성이 낮고 플랫폼이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의 성공이 트릴레마 해결에 달린 셈이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오픈소스를 공개해 설계상의 결함을 해결하라는 과제를 남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더리움 2.0은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대규모 공사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 블록 생성 방식을 고가의 장비로 암호를 해독하는 작업증명(POW, Proof Of Work)에서 코인을 보유하는 방식의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e)으로 바꾸는 ‘머지(Merge)’다.

작업증명(POW), 높은 수수료와 환경 문제 우려

이더리움은 하나의 블록에 150개에서 300개의 트랜잭션, 즉 거래 기록을 담을 수 있다. 트랜잭션은 ▲어떤 가상자산을 ▲몇 개를 ▲어디에서 ▲어디로 보내는 지 등이 기록된 전송 데이터를 말한다. 트랜잭션을 담은 블록은 15초마다 만들어진다.

이러한 블록체인 생성 방식을 합의 알고리즘이라고 한다. POW는 연산 문제를 풀어 15초마다 새로운 장부를 블록에 추가하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코인을 받는 알고리즘이다. 거래를 검증하고 블록을 만드는 사람을 채굴자, 노드라고 한다.

문제는 블록체인이 처리할 수 있는 트랜잭션 보다 많은 거래량이 몰릴 때 발생한다. 사용자가 이더리움을 보내려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 하나의 블록이 담을 수 있는 트랜잭션이 정해져 있어 거래량이 몰리면 거래 처리 순위도 밀린다. 거래가 더 빨리 처리되길 원한다면 높은 수수료(Gas)를 지급해야 한다. 가스는 채굴자에게 돌아간다. 일종의 경매와 같은 구조다.

이더리움 플랫폼이 활성화되지 않던 2016년에는 아주 적은 비용으로 트랜잭션이 가능했다. 이후 가상자산공개(ICO), 대체불가능토큰(NFT), 디파이(DeFi) 수요가 늘면서 이더리움 사용량이 폭증했다. 이더리움을 보내는 데 7만원이 넘는 수수료가 들 때도 있었다. 높은 가스비는 이더리움 플랫폼 확장의 장애로 작용했다.

채굴방식도 문제로 지적돼왔다. POW는 고가의 장비와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다. 장비를 가동하는데 상당한 전력이 들기 때문에 이더리움은 환경 문제에 직면했다. POW가 기후 변화와 맞물려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의 지분증명 모델로의 전환이 가상자산의 탄소 발자국을 크게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더리움 2.0 핵심 업그레이드 ‘머지’…빠르면 올 하반기 완료 전망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2015년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해결하는 동시에, 수수료와 환경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블록체인 업그레이드 이더리움 2.0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8월 가스비를 정확히 예측하고 이더리움 수량을 줄어들게 하는 런던 하드포크 ‘EIP(Ethereum Improvement Proposal)-1559’ 실행도 이더리움 2.0의 일환이다.

올해 하반기는 이더리움 2.0 진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 작업, 머지가 주목을 끈다. 이를 위해 이더리움 개발팀은 지난 2020년 12월, POS 기반의 이더리움 2.0 메인넷인 비콘체인(Beacon Chain)을 가동했다. 현재 이더리움은 POW와 POS 두 가지 알고리즘이 작동하고 있다. 머지는 POW 기반의 이더리움 1.0을 POS 기반의 이더리움 2.0으로 병합하는 작업이다.

POS에 참여하려면 채굴 장비나 그래픽 카드가 아닌 코인을 보유해야 한다. 연산 문제를 풀지않고 코인을 스테이킹해 검증에 참여한다. POS에서 거래를 검증하고 공유하는 주체를 밸리데이터(Validator)라고 한다. 일반 컴퓨터로 블록 생성에 참여할 수 있고, 연산 경쟁이 없어 에너지 낭비가 없다. 이들은 스테이킹 보상으로 이더리움을 지급받는다.

블록체인은 과반수의 공격으로 위변조가 가능한데, 채굴장비의 51%보다 이더리움 51%를 보유하는 게 훨씬 더 많은 자금이 들어 POW보다 해킹이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현지시각 8일 진행되는 롭스텐 테스트넷을 포함해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머지는 빠르면 8월에 완료될 전망이다.

확장성 확보를 위한 마지막 단계는 샤드 체인(Shard Chain) 도입이다.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나의 블록에 담을 데이터량을 늘리거나, 블록이 만들어지는 속도를 높이면 된다. 이를 위한 핵심 기술이 롤업(rollup)과 샤딩(Sharding)이다.

롤업은 트랜잭션의 데이터를 줄이는 기술이다. 이 경우 블록에 더 많은 트랜잭션을 담을 수 있다. 샤딩은 거래 장부를 공유하는 주체, 즉 노드를 늘리는 방법이다. 샤드 체인이 도입되면 이더리움 업그레이드가 완료된다. 업계는 빠르면 2023년에 샤드 체인이 도입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더리움 2.0 장기 호재 중론…시장 침체에 단기 하락 전망도

이더리움 POS 전환이 장기적으로 시장의 호재로 작용한다는 데 별다른 이견은 없다. 우선 이더리움 공급량이 90% 이상 감소하고, 채굴자의 매도 물량이 사라진다는 분석에서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이 지난 4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POS 전환 이후 이더리움 하루 공급량은 1만2000이더에서 1200이더로 90%이상 감소한다. 이와 함께 앞서 진행된 런던 하드포크로 이더리움 공급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보일 예정이다.

스테이킹 수요 증가도 공급량을 감소시킨다. 검증자들은 32개 이상의 이더리움 스테이킹에 따른 보상을 지급받는다. 스테이킹 물량이 많아지면 이더리움 유통량도 줄어든다. 스테이킹 보상율은 4.8%에서 9~12%까지 늘어나 매도 압력을 줄인다는 평가다.

이더리움 재단에 따르면 POS 전환으로 지금보다 99.95%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자산운용 업계에서 ESG가 중요한 투자 테마로 자리 잡으면서 이더리움을 매수하려는 기관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정석문 센터장의 분석이다.

단기적으로 이더리움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5일(현지시각) 가상자산 전문 분석가 야슈 골라는 최근 나타나는 수치를 근거로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를 통해 이더리움이 25% 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상자산 자산 운용사 코인셰어스에 따르면 올해 이더리움 기반 투자 펀드에서 총 2억5000만달러, 한화로 3130억원이 유출됐다. 테라(UST)-루나(LUNA) 폭락으로 디파이 시장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디파이 전체 예치금 중 이더리움이 차지하는 규모는 65%에 달한다.

한편 가상자산 온체인 분석 업체인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5월 이후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잔고에 이더리움 수량이 55만459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2조원 규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동하는 코인 물량이 급증할 경우 대개 매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통상 매도 대기 물량으로 하락 지표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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