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바이오 행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USA)’이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행사 참여 국내 기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면 미팅을 통해 초대형 글로벌 제약사들과 신약 기술 이전 및 수주 계약 등 성사 가능성이 높아져, 그간 침체돼 있던 국내 바이오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지도 기대된다.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 3년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된다. / 홈페이지 캡처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 3년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된다. / 홈페이지 캡처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2)가 끝나자마자 현지시간으로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바이오USA가 개최된다. 바이오USA는 전 세계 수천개 회사가 참가해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로, 이번 행사에 3000곳이 넘는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년만에 대면 개최돼 전문가들이 한 곳에 모이는 만큼, 업계 내에선 글로벌 바이오업계가 주목할만한 빅딜 계약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마지막 오프라인 행사가 열린 2019년에는 5만건에 달하는 미팅이 이뤄졌다.

올해 행사에는 참여 예정인 국내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셀트리온, SK팜테코, 롯데바이오로직스, 한미정밀화학, JW중외제약, 에이비엘바이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등이다. 이들은 현장 부스를 마련하고, 몇몇은 기업 소개를 통해 신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바이오USA의 최대 화두는 바이오 의약품 CMO(위탁생산)다. 부스 등록 업체 500곳 중 185개 업체가 CMO 기업으로 전세계 1위 기업인 스위스 ‘론자’를 시작으로 베링거인겔하임(독일), 카탈란트(미국) 등이 대형 부스를 선점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존림 사장이 직접 행사에 참석해 코로나19로 인정받은 CDMO(위탁개발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추가 글로벌 고객사 유치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수로 신약개발 능력도 생겨,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기술제휴와 글로벌 기업 간의 협력을 중심으로 신규 파트너링 계약을 목표하고 있다. 최근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셀트리온은 이번 바이오USA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USA를 통해 업계에 공식 데뷔를 선언한다. 롯데는 지난해 그룹사 차원에서 바이오사업 진출 계획을 밝히고, 앞으로 10년간 2조5000억원을 투자해 롯데바이를 글로벌 10위권 CDMO(위탁생산개발) 업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공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뉴욕 시라큐스 공장을 1억6000만달러(2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800만유로(800억원)을 투입해 제2공장 건설을 중인 SK팜테코도 CMO 고객 유치전에 나선다. 이번 행사에서 SK팜테코는 지난해 3월 인수한 프랑스 유전자·세포 치료제 기업 ‘이포스케시’의 이름을 걸고 행사 부스에 등장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대형 빅딜 계약을 다시 한번 재현하겠다는 각오로 행사에 참여한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1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1조3000억규모의 파킨슨 치료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주최 측이 마련한 세션 패널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이번 행사에서 차세대 항암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주요 사업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황반변성 치료제 신약 등을 개발하는 큐라클도 파이프라인 현황도 공개한다. 또한 행사 마지막날 회사를 소개할 기회도 제공돼 글로벌 기업에 기술을 알릴 기회를 얻었다.

JW중외제약은 통풍 신약과 유방암 등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표적항암제의 기술수출을 시도한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등 제약사들은 별도의 부스를 내진 않고 관계자들이 행사에 참가해 글로벌 신약 개발 트렌드를 파악할 예정이다.

업계는 앞서 종료된 ASCO에서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눈에 띄는 활약이 없었던 만큼, 그 아쉬움을 이번 바이오USA를 통해 털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가 불안한 측면이 존재하고 올해 바이오업계에 투자 등 다양한 요소들이 침체된 분위기다"며 "바이오USA를 통해 국내 바이오 업체들이 대형 기술 계약을 체결하고, 다시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가 찾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