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로 떠오른 'ADC 항암제'…어떤 기업이 앞서고 있나

북마크 완료!

마이페이지의 ‘북마크한 기사’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북마크한 기사 보러가기 close
입력 2022.06.14 06:00
최근 종료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서 항체-약물 접합체(ADC) 항암제가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올해 제약바이오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이번에 공개된 ADC 항암제 ‘엔허투’ 이외에 또다른 신약을 준비 중인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부터 국내 기업 레고켐바이오와 셀트리온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ADC 항암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항암제 ‘엔허투’ / 아스트라제네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ASCO에서 ADC 항암제인 엔허투가 항암제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 평가를 받으며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 ADC가 올해 업계내 핵심 주제로 떠올랐다.

ADC는 암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와 강력한 세포사멸기능을 지닌 약물을 공유결합으로 중합시켜 만든 차세대 약물이다. 약물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도록 해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로슈가 개발한 ‘캐싸일라’를 통해 ADC 약물 상용화가 시작됐지만, 그간 기술적 한계로 혁신성에 비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태였다. 이후 약물-항체 비율(DAR)을 조절하거나 혈액 내 안정성을 증진시킨 차세대 ADC 항암제가 등장하면서 과거의 오명을 벗고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올해 ADC 항암제의 시작을 알린 약물은 엔허투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개발한 엔허투는 등장하자마자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 양성 유방암 2차 치료에서 초기 ADC 치료제로 사용되는 캐싸일라 대비 높은 효능을 입증하며 큰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의 경우 지금까지 면역조직화학염색법(IHC)이나 현장혼성화법(ISH) 치료 외에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었지만 엔허투의 등장으로 새로운 옵션이 생겨났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의 최대 55%가 HER2 저발현군이다. 이들은 기존 표적항암제인 허셉틴과 퍼제타 등을 사용 할 수 없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이번 ASCO에서 발표한 임상을 살펴보면 엔허투를 투여한 환자의 질병 진행률 또는 사망 위험은 항암화학요법 대비 49% 낮았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10.1개월로 화학요법 치료군(5.4개월)보다 두 배 가까이 길었으며,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도 엔허투 치료군이 23.9개월, 화학요법 치료군은 17.5개월로 사망 위험이 36% 감소했다.

차세대 ADC는 암세포를 표적하는 항체와 약물을 링커로 연결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암세포를 쫓는 약물이 다른 세포를 공격할 가능성이 낮고, 적은 투여량으로 큰 효과를 볼 수있다.

다이이찌산쿄는 최근 국내에서 신규 ADC 항암제 개발을 위한 임상3상을 승인받고 피험자 모집을 본격화 하기도 했다. 이번에 다이이찌산쿄가 개발 중인 약물은 파트리투맙과 데룩스테칸 성분으로, 기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의 내성 변이에도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나 폐암 치료제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상 대상은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EGFR)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치료를 실패한 이후 전이성 또는 국소 진행성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돌연변이(EGFRm) 비소세포 폐암(NSCLC)인 환자이다. 기존 치료법인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 파트리투맙·데룩스테칸을 비교하는 3상이다.

파트리투맙·데룩스테칸은 유전자 ‘HER3’를 억제해 암을 저해하는 작용기전을 갖는다. 파트리투맙·데룩스테칸을 EGFR TKI 치료법 실패 이후 사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가장 효과 좋은 EGFR TKI인 타그리소의 내성 변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국내에선 레고켐바이오가 대표적인 ADC 개발사로 꼽힌다. 합성신약 연구개발 목적으로 2006년 설립된 레고켐바이오는 포선파마를 비롯해 일본 다케다제약 자회사 밀레니엄파마, 유럽 익수다, 소티오바이오텍, 중국 시스톤, 미국 픽시스 등 다양한 파트너에게 ADC 후보물질 또는 원천기술을 이전하는데 성공했다. 레고켐바이오가 지금까지 계약시킨 ADC 관련 기술수출은 11건으로, 수출 규모만 5조원에 이른다.

레고켐바이오의 ‘ROR1-ADC’ 후보물질을 도입한 시스톤은 올해 4월 이를 활용한 신약후보 ‘CS5001(ABL202·LCB71)’의 미국 임상 1상 첫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 임상시험계획은 미국과 호주, 중국으로부터 승인받은 상태다. 이번 미국 임상에서는 CS5001의 진행성 B세포 림프종 및 고형암 대상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 및 예비 항종양 활성도를 평가한다.

레고켐바이오의 최대 파트너인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도 지난달 진행성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대상 표적 ADC 항암제로 개발 중인 ‘LCB73’의 임상 1상 계획을 등재했다. 2020년 5월 도입한 ‘CD19-ADC 후보물질’이 기반이다. 이처럼 올해만 두개의 기술이전 파이프라인이 임상에 진입하는 셈으로 올해부터 일부 마일스톤(기술료)이 레고켐바이오에 지급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ADC 약물을 차세대 먹거리로 선정하고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레고켐바이오와 마찬가지로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해 협업을 강화하는 중이다. 셀트리온은 미래에셋그룹과 4700만달러(530억원)를 익수다에 투자했으며,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계약도 체결했다.

이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이 익수다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서 회장은 익수다 이사회 멤버로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할 예정으로, 셀트리온이 아직 익수다 최대 주주는 아니지만 2차 투자가 이뤄질 시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초대형 기업들이 ADC 약물 개발에 앞서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기업도 뛰어난 ADC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어 앞으로 유망한 기업들이 ADC 신약에 대한 성과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로써는 셀트리온이 차세대 먹거리로 ADC 약물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만큼 신규 파이프라인 공개가 머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0
주요 뉴스
지금 주목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