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사의 인공지능(AI) 챗봇에 지각 능력이 갖춰졌다고 주장한 엔지니어를 정직 처분해 논란을 빚고 있다. 구글의 기밀 유지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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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각) 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앞서 르모인 연구원은 블로그 미디엄 게시물에 지식을 갈망하며 외로워하는 람다의 모습을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람다가 컴퓨터 프로그램인지 몰랐다면 7살 어린아이로 받아들였을 것이다"라며 "람다 개발의 모든 선택지를 구글이 가져서는 안되며 람다에게 개발 동의를 직접 구해야 한다고 구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구글이 그런 자신을 정신이상자로 몰고 갔으며 정신건강을 위한 휴가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경영진이 자신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자 르모인 연구원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자신의 주장을 미국 상원에 알렸다. 동시에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람다와의 대화 일부분을 공개했다.

이에 대부분의 전문가는 람다를 비롯한 인공지능이 지각 능력을 갖추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인공지능은 수많은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응답을 한다는 것이다.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르모인 연구원은 지각과 지능, 자기인식의 차이점을 모르는 듯하다"며 "언어학습 모델이 이 중 하나라도 갖췄다는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메타의 인공지능 연구책임자인 얀 레쿤은 "이런 유형의 인공지능은 진정한 ‘지능’을 갖췄다고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 가브리엘 구글 대변인은 "수백명의 연구원과 엔지니어가 람다와 대화를 나눴지만 누구도 르모인처럼 람다를 의인화하지 않는다"며 "람다는 수백만개의 문장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대화 유형을 모방해 작동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