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SW 2세경영] ④ '은둔형 경영자' 이준호 NHN 회장, 후계자에게는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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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6.16 06:00
보통 빅테크 업체 지분 중 상당 비율은 오너의 친인척이 아닌 전문 투자사 등이 가진다. 넷마블을 비롯해 카카오·네이버·넥슨 등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IT 기업 대부분이 그러하다. 그런데 최근 IT 벤처로 시작한 토종 소프트웨어(SW) 기업 내부 분위기는 다르다. 보통 IT기업 하면 전문경영인 체제로 회사를 운영하는 등 기존 기업과 다른 운영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1세대 창업자의 뒤를 이어 2세들이 회사 경영의 중심에 서는 경우도 자주 확인된다. 한글과컴퓨터, NHN, 다우키움그룹, 윈스, 마크애니 등이 대표적인 2세 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회사다. 상장기업의 경영 승계는 민감한 이슈다. 경영 능력이 미숙한 2세가 승계할 경우 회사의 존폐를 위협할 수 있는 탓이다. 경영 수업과 함께 자질까지 검증 받은 경우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주주들이 승계 자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IT조선은 최근 2세 승계가 이뤄졌거나 승계를 준비 중인 토종SW 기업 관련 주요 이슈를 짚어보고, 회사의 미래에 대해 심층 분석했다. [편집자주]

이준호 NHN 회장이 2세 경영수업에 열의를 보인다. 이준호 회장의 장남 이수민씨는 2021년 NHN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후 사내 근무 중이다.

이준호 회장은 IT 업계 ‘은둔형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외활동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장남의 경영수업에는 남다른 열정을 보인다. NHN 내부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이준호 회장은 최근 이수민씨를 직접 혼내는 등 경영수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HN 사옥 / NHN
이수민씨의 경력직 입사 사실은 올 초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와 기사 보도 등을 통해 알려졌다. 사옥에서 만난 내부 직원 대부분도 이수민씨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다.

한 NHN 직원은 "기사가 나오다 보니 대부분 (이수민 씨의 입사 사실을) 알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많이 하다보니 부딪힐 일도 적고, 아직은 이렇다 할 소문이 도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수민 씨는 1992년생(만 30세)다. 미국에서 공학을 전공한 것 외에는 딱히 알려진 이력이 없다.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중요한 조직에 합류한 셈이다. 이를 두고 경영 승계를 위한 경영수업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NHN 고위 관계자는 "(이수민씨는) 신사업 TF에서 열의를 갖고 일을 배우고 있다"며 "이준호 회장이 직접 큰소리로 혼을 내며 가르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통 신사업 TF에는 경력과 경험이 많은 직원들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수민씨는 이미 적지 않은 회사 지분을 보유했다. 2016년 이준호 회장은 이수민·수린씨에게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증여한 뒤 NHN 주식을 수십 차례에 걸쳐 매입하게 했다. 이들은 단기간에 640억원을 들여 주식을 사들였다. 증여세 규모는 400억원에 육박한다. 이수민·수린씨가 보유 중인 NHN 지분 규모는 각각 2.56%씩이다.

2016년 당시 어린 자녀들이 주식을 장내 매입한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있있지만, 현재는 경영승계 목적의 사전 작업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수민씨가 NHN에 입사한 후 신사업 TF에 투입된 것 자체가 2세경영을 위한 수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NHN 측은 2세경영에 대한 시각을 확대 해석이라며 경계했다. NHN 관계자는 이수민씨의 근무 파트를 묻는 질문에 "경영승계로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다"며 "이수민씨의 존재를 모르는 직원들도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디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지 확인해 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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