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인텔이 소프트웨어 개발자 1만7000명 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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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6.20 06:00
인텔은 하드웨어 회사다. PC를 잘 모르는 이들도 인텔이 PC를 구성하는 중요한 부품 한 가지를 만드는 회사임을 알 것이다. 심지어 인텔은 리딩기업이다. 반도체 이야기를 할 때도 삼성전자와 함께 거론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인텔이 하드웨어 회사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인텔이 처음으로 진행한 파트너 행사인 ‘인텔 비전’에서 그 이유가 더욱 명확해졌다.

인텔에는 1만7000여명쯤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있다. 이날 인텔 CEO인 팻 겔싱어는 이전에 몸담았던 소프트웨어 회사의 구성원보다 많은 숫자라고 했다. 그만큼 소프트웨어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인텔은 이날 행사에서 반도체 선도 기업답게 다양한 제품을 공개했다. 인공지능 연구 반도체인 하바나 가우디2를 비롯해 12세대 인텔 코어 HX 프로세서, 데이터센터 CPU인 제온 4세대와 데이터센터 GPU인 아틱 사운드 등이다.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언제 어디서나 컴퓨팅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앤드게임' 프로젝트다. 이날 행사에서 인텔은 사용자가 소유한 노트북 외부에서 그래픽 역량을 빌려와 고성능 노트북에서조차 끊김이 발생하던 게임을 매끄럽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인텔은 하드웨어 위에 구동할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한다. 슈퍼퓨팅을 구축하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s)를 제공한다.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업체 인수도 모색할 방침이다. 인텔의 이러한 행보는 기존의 IDM(종합반도체기업) 2.0을 더욱 확장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 생산뿐 아니라 고객이 원하면 설계를 지원한다는 것에 더해 이를 구동할 소프트웨어도 구독 방식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반도체를 생산하고 설계하는 제조회사에서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기업의 움직임은 비단 인텔의 일만은 아니다. 구글의 경우도 그렇다. 구글은 지난 5월 진행한 연례 개발자 행사에서 다양한 하드웨어를 공개했다. 구글이 디바이스를 선보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소트프웨 역량에 자사 픽셀폰과 연동할 수 있는 픽셀 워치는 물론 이어폰, 태블릿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생태계를 확산한다는 얘기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까지 역량을 갖추고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은 국내에도 포착되고 있다. 일례로 KT는 대규모 GPU팜을 구축하고 AI 전용칩을 제작하겠다며, 통신회사를 넘어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는 핵심 자회사로 KT클라우드를 출범했다.

지속되는 팬데믹에 이제는 엔데믹까지 인력의 본질이 변화하고 일상과 업무의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화가 가속화됐고, 전쟁과 인플레이션, 불경기 등 도전과제도 직면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 가능한 문제로 전환해 현재와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는 팻 겔싱어 인텔 CEO의 말처럼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기업들은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생태계를 아우르려는 움직임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윤정 뉴비즈부장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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