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물론 글로벌 경기가 침체 일로다. 주식 시장도 최악의 상황이다. 증시가 추락한 기업 수가 상당하다. 일부 기업은 자구책으로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반등 효과는 크지 않다.

IT 업계 대표 기업 중 하나인 롯데정보통신은 최근 자사주 매입 카드를 썼다. 노준형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이 21일 자사 주식 매입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을 때 임직원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가가 오른다. ‘책임경영’ 노력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롯데정보통신의 자사주 매입 효과는 매입 공시를 한 21일 단 하루에 그쳤다.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는 처지다.

​​▲롯데정보통신 사옥 전경 / 롯데정보통신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 방어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1일 자사주를 매입한 롯데정보통신의 주가는 22일과 23일 양일간 하락했다. 롯데정보통신의 주가는 2만5000원대다. 올해 초 주당 4만125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2만5400원까지 내려앉았다.

2018년 상장한 롯데정보통신의 공모가는 2만9800원이었다. 현재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못한 상황이다. 올해 1월 6382억원까지 늘어났던 롯데정보통신 시가총액은 23일 기준 3911억원으로 확 쪼그라들었다.

롯데정보통신은 공모가 아랠호 주가가 내려가자 21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조치로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다. 상무급은 750주 이상, 상무보급은 370주 이상을 매입했다. 노준형 대표까지 직접 나서 자사주를 매입했다.

구체적으로 ▲노준형 대표(1888주) ▲고두영 상무(760주) ▲김경엽 상무(757주) ▲박종표 상무(760주) ▲강은교 상무보(375주) ▲곽미경 상무보(376주) ▲김봉세 상무보(365주) ▲김성호 상무보(377주) ▲김성환 상무(762주) ▲김양규 상무보(373주) ▲박종남 상무보(382주) ▲박찬희(379주) ▲배선진 상무보(382주) ▲이원종 상무보 (378주) ▲이진호 상무보 (375주) ▲임종삼 상무보(376주) ▲정인태 상무보(382주) ▲조덕길 상무보(375주) ▲한재호 상무보(381주) ▲현종도 상무보(381주) 등 총 20명의 임원이 3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다.

하지만 롯데정보통신의 자구책은 결과적으로 주가를 올리지 못했다. 롯데정보통신의 상반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도 최근 주가 하락의 이유로 꼽힌다. 5월 신한금융투자는 롯데정보통신의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5만원으로 내렸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며, (임원진에게) 강요는 없었다"며 "공모가 밑으로 주가가 내려가게 되면서 책임경영 차원에서 대표님을 비롯한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을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매입 노력이 반짝 효과에 그친 것은 롯데정보통신만이 아니다. NHN 역시 비슷하다. NHN은 20일 주가 안정화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110만주(300억원가량)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공시 다음날인 21일 주가는 전일대비 9.91% 뛰었다. 하지만 22일은 전일대비 3.6% 하락한 2만8500원, 23일은 전일대비 1.05% 하락한 2만8200원을 기록했다. 자사주 매입 발표 전인 2만 6750원보다는 높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긍정 전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