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호황을 누렸던 철강업계가 주춤한 모습이다. 원료가 하락 및 중국산 제품과 경쟁 등으로 제품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기료까지 인상됨에 따라 철강업계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27일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는 7~9월 전기요금에 적용될 연료비조정단가를 1킬로와트시(㎾h)당 5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은 연료비연동제에 따라 연료비 조정단가를 결정하고 있다. 연료비 연동제란 매 분기 전력 생산에 필요한 연료비의 변동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 현대제철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 현대제철
지난해 최대 연간 적자 5조8601억원을 기록한 한전은 올 1분기에도 7조78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전은 전력 생산에 연료비가 많이 투입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에 전기요금을 ㎾h당 3원 인상 및 연료비 연동제 개선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조정 폭은 1㎾h당 분기별 ±3원, 연 ±5원이지만 정부와 한전은 분기당 조정 폭을 ㎾h당 ±5원으로 확대하는 제도 개선과 함께 3분기 연료비 조정 단가 ㎾h당 5원으로 인상안을 확정했다.

전기요금 인상이 결정되자 전력 소비량이 많은 산업분야의 한숨이 늘고 있다. 특히 철강업계에서는 악재가 겹쳤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021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1차 금속업종은 지난해 한전으로부터 350억㎾h를 구매해 사용했다.

㎾h당 5원이 인상될 경우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전기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철강업계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전기로 사용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전기료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연간 1000만톤(t) 이상의 전기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철근·형강 등의 봉형강 제품은 물론 열연강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전기로에서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는 2025년까지 전남 광양제철소에 전기로 1기, 2027년까지 포항제철소에 전기로 1기를 각각 준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국제강도 전기로 기술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철강업계가 손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전기료 인상분을 제품에 반영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료가 하락 등으로 인해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할 위기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24일 기준으로 철광석 가격은 t당 113.10달러로 전월 평균 대비 20.33달러 하락했다. 유연탄의 경우 24일 기준 t당 192.45달러로 지난달 퍙균과 비교해 6.72달러 저렴해졌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 포스코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 포스코
이외에도 원료 구입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고환율 기조, 저렴한 중국산 철강재 유입 증가 등도 철강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료 인상이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며 "원자재 가격 인하 등으로 인해 전기료 인상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지불해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온전히 철강사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헀다.

이 관계자는 "전기로 활용이 증가했기 때문에 전기료 인상 부담이 더욱 클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