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은 28일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하 KCL)과 함께 서해 대부도 연안에서 실험을 통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의 해양 생분해 능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KCL은 건설·생활·환경 등 분야 제품과 서비스를 시험·평가·인증하는 정부 지정 국제공인기관이다.

KCL은 비결정(非結晶)형 aPHA(amorphous PHA)와 반결정(半結晶)형 scPHA(semi crystalline PHA), 그리고 곡물 유래 생분해 소재인 PLA 필름을 바다 속에 넣은 뒤 11주 동안 2주 간격으로 무게 변화를 측정했다.

해양 생분해 소재 PHA 생분해 실험 결과. / CJ제일제당
해양 생분해 소재 PHA 생분해 실험 결과. / CJ제일제당
실험 결과, aPHA의 무게는 57%, scPHA 무게는 28% 감소했다. 반면 특정 조건에서만 분해되는 산업 생분해 소재인 PLA 필름의 무게는 불과 1.2%만 줄었다. 회사는 ‘PHA가 바다에서 잘 분해된다’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과 KCL은 PHA가 토양에서 분해될 때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증도 진행했다. PHA가 절반 이상 생분해된 흙과 PHA가 없는 흙에서 각각 보리와 상추의 씨앗을 키운 결과, 발아율과 생장 수준에 차이가 거의 없었다. 이는 PHA가 땅속에서 생분해될 때 식물에 유해한 독성물질을 배출하지 않다는 의미다.

CJ제일제당은 KCL과 협업해 PHA의 생분해 특성에 대한 분석을 이어갈 계획이다. 5월부터 PHA와 다른 생분해 소재를 섞어 만든 포장재와 빨대 등의 해양 생분해 실험을 진행 중이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측정하고 있다. 피부 접촉시 알러지 반응 등 사람에게 미치는 유해성도 확인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KCL의 실험은 PHA의 우수한 생분해 능력과 산업적 가치를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며 "PLA나 PBAT 등 생분해에 한계가 있는 다른 소재와 aPHA를 혼합했을 때 분해가 더 잘되는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관련 연구개발을 지속할 것이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5월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에서 PHA 본생산을 시작하고 생분해 소재 전문브랜드 ‘팩트(PHACT)’를 선보였다. 현재 연간 생산규모는 5000톤이다. 회사는 2025년까지 PHA 연간 생산규모를 6만5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