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로 전환시 인체 내 위해물질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9일 ‘담배 위해 감소 연구와 담배 제품별 사용자 연구’를 주제로 과학·의학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기화 한국필립모리스 상무는 세미나를 통해 "최고의 선택은 ‘금연’이지만, 니코틴 의존증으로 쉽게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이 궐련형 전자담배를 선택하게 되면 위해물질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며 "영국·미국·뉴질랜드 등 선진국에서도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낫다는 보고가 나오는 만큼 궐련형 담배는 공중 보건 기여를 위한 금연 전 대체품으로 기대해 볼만 하다"고 설명했다.

 김기화 한국필립모리스 상무가 29일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담배 위해 감소 연구와 담배 제품별 사용자 연구’ 과학·의학 세미나에서 회사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 김동명 기자
김기화 한국필립모리스 상무가 29일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담배 위해 감소 연구와 담배 제품별 사용자 연구’ 과학·의학 세미나에서 회사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 김동명 기자
한국필립모리스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된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와 더불어 질병관리청 연구, 일본 의료 데이터 등을 공개했다.

한국필립모리스 과학커뮤니케이션팀은 ‘담배제품 사용자별 단기 심혈관 연구’와 ‘담배유형별 흡연자의 호기(날숨) 내 성분분석 조사 시범연구’ 사례를 통해 전자담배 기기와 같은 비연소 제품의 위해 저감 현상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이날 소개된 첫 번째 연구는 2021년 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것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조사한 500만명 이상의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연구 내용을 보면 일반담배 흡연자가 흡연을 중단하고 궐련형 전자담배 등 비연소 담배 제품으로 전환해 5년 이상 사용할 경우, 일반담배 흡연자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23%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일반담배를 끊고 5년 이상 완전히 금연한 사람은 일반담배 흡연자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37%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건강에 가장 좋은 선택은 금연임을 보여줬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과학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지젤 베이커(Gizelle Baker) 부사장은 "성인 인구를 완전한 금연으로 전환 시키기는 불가능하지만 여러 나라에서 위해저감담배(MRTP)를 공중 보건을 점진시키는 방안으로 채택하고 있다"며 "일본 연구를 통해서 전자담배가 등장한 2017년부터 장기간 흡연자에게 나타나는 COPD(만성폐쇄성 폐질환) 병원 입원율이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는 점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일반 담배(위)와 궐련형 담배의 유해물질 배출도 실험. 일반 담배가 궐련형 담배보다 필터 패드를 오염시킨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김동명 기자
일반 담배(위)와 궐련형 담배의 유해물질 배출도 실험. 일반 담배가 궐련형 담배보다 필터 패드를 오염시킨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김동명 기자
필립모리스가 개발한 전자담배인 아이코스(IQOS)스는 2020년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MRTP 인가를 받았다. 당시 필립모리스는 "FDA의 결정은 아이코스가 일반담배와 근본적으로 다르고, 흡연을 지속하고자 하는 성인들에게 더 나은 대안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고 평가했다.

일반담배와 비연소 제품의 차이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는 2021년 질병관리청이 수행한 ‘흡연자의 날숨 내 휘발성 유기화합물 농도 연구’다. 일산화탄소는 WHO(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9가지 담배 유해 화학물질 중 하나다.

연구팀이 담배제품별 사용자의 날숨에 포함된 일산화탄소 검출 수치를 비교한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사용자 중 92%가 4ppm 이하로 검출돼 비흡연자 그룹(4ppm 이하 100%)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일반담배 흡연자 55%의 날숨에서는 5~10ppm 검출, 나머지 45%의 날숨에서는 10ppm 이상 검출됐다.

김재현 과학커뮤니케이션 부장은 "일반 담배는 연소하기 때문에 위해물질이 폐로 쉽게 흡입되지만, 가열 방식으로 작동하는 궐련형 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일산화탄소를 100배 낮게 발생시킨다"며 "과학적 사실을 기반한 담배 위해 감소 정책이 공중보건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궐련형 담배 전환이 적극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립모리스 임상 연구를 진행한 바 있는 김대영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흡연자들은 주로 적혈구증가증을 겪는데, 대부분이 담배로 인한 일산화탄소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며 "최고의 선택은 금연이지만 담배를 끊기 어려움을 느끼는 환자들에게는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한 궐련형 전자담배가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필립모리스의 이러한 행보는 2016년 ‘담배연기 없는 미래’라는 비전을 선포하면서 시작됐다. 1847년 영국에서 설립돼 100년 가까이 ‘말보로’라는 연초 담배를 생산하다 필립모리스는 1960년대부터 담배 유해성이 공식화 되면서 회사 경영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2014년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출시하면서 ‘아예 흡연을 시작하지 않거나 완전히 금연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것이 어렵다면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는 논리로 소비자들에게 접근, 2016년에 아이코스를 선보이며 비연소 방식의 담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필립모리스는 제약사 인수에 나서며 흡연자들에게 비연소 방식의 담배 대체재를 제공하는 사업을 확대 중이다. 지난해 8월 미국의 흡입제 전문기업 오티토픽(OtiTopic)을 인수한 데 이어, 같은해 9월에는 덴마크의 제약·웰빙제품 제조업체 퍼틴 파마(Fertin Pharma)를 사들였다. 영국 제약업체 벡투라(Vectura) 인수를 추진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티토픽은 급성 심근경색 치료를 위한 아세틸살리실산(ASA) 흡입 치료제를 보유한 업체이며, 벡투라도 13개의 주요 흡입 치료제와 11개의 비흡입 치료제를 판매하고 있다.

김 상무는 "2025년까지 순매출 50% 이상을 비연소 제품으로 구성하고, 니코틴 외 신사업 분야에서 매출 10억달러 이상을 달성하고자 한다"며 "일반담배보다 더 나은 대안인 비연소 제품의 개발과 상용화를 진행하며 담배 산업의 변화를 이끌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