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가 새로운 주인으로 KG그룹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쌍용차는 KG그룹의 지원과 더불어 새로운 디자인철학을 바탕으로 SUV 명가 부활의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3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서울회생법원의 허가로 KG그룹이 중심이 된 KG컨소시엄을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했다. 쌍용차 매각은 스토킹 호스방식으로 진행됐다. 인수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확정짓는 방식이다

쌍용차는 인수예정자로 KG컨소시엄을 선정하고 5월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2일 공개매각을 공고했으며 24일 인수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이때 쌍방울그룹의 광림컨소시엄이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광림컨소시엄에 제안한 인수조건 인수예정자 선정 당시 KG컨소시엄이 획득한 점수보다 낮은 점수를 획득해 우선매수권 행사 없이 KG컨소시엄을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토레스. / 쌍용자동차
토레스. / 쌍용자동차
광림컨소시엄은 인수대금 면에서는유상증자 방식의 3800억원과 KG컨소시엄과 동일한 요구 지분율(58.85%)을 제시해 3355억원을 제시한 KG컨소시엄 보다 높은 득점을 획득했다.

다만 광림컨소시엄은 인수 후의 운영자금으로 7500억원을 제시했으나 자금조달증빙으로 제시된 1500억원을 제외하면 계열사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및 해외 투자자 유치를 통한 CB 발행 등 단순 계획에 불과했으며 재무적 투자자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G컨소시엄은 운영자금 5645억원을 자체 보유한 자금으로 전액 유상증자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해 인수대금에서의 득점 차이를 상회하는 높은 득점을 획득했다.

쌍용차는 최종 인수예정자가 선정됨에 따라 경영정상화를 위한 초석이 마련됐다는 입장이다.

쌍용차는 인수금액 증가와 더불어 KG그룹의 낮은 지분요구로 회생채권에 대한 실질 변제율 제고 및 공익채권 변제 재원 확보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쌍용차는 회생계획안을 작성해 7월 말까지 법원에 제출하고 8월 말경에 채권단 및 주주들의 동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KG그룹의 자금력이 탄탄한만큼 쌍용차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 역시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KG그룹의 지원과 별개로 쌍용차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입힌 신차들을 통해 SUV 명가 재건을 계획하고 있다.

SUV 명가 재건 계획의 첫 단추는 3년 만에 출시하는 신차 ‘토레스’가 맡게 됐다.

쌍용차는 토레스의 흥행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Powered by toughness)’가 적용된 첫 모델이기 때문이다.

토레스 실내. / 쌍용자동차
토레스 실내. / 쌍용자동차
이강 쌍용차 디자인센터 상무는 29일 쌍용차 평택공장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디자인 비전 및 철학 설명회'에서 "토레스를 만들때부터 세련된 터프함을 구현하고 싶었다"며 "가능하면 정통SUV를 표방하면서도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SUV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상무는 "토레스의 전면부는 무너지지 않는 성 같은 느낌을 구현해 과거 안전하다고 느꼈던 쌍용차의 이지를 주고 싶었다"며 "후면부는 정통SUV들이 스페어 타이어를 달고 다녔던 것을 형상화 했다"고 전했다.

또 "휠 아치의 경우 정통SUV 이미지 구현을 위해 튼튼하고 각진 모습으로 연출했다"며 "필러 역시 강력한 대비를 통해 강인한 SUV 이미지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태극기의 건곤감리 중 리가 후면 램프에 형상화 돼 있다"면서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도 건곤감리가 형성화될 것이다"고 밝혔다.

내부 인테리어에 대해서는 "도심이던 아웃도어던 모두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며 "다양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적용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내공간은 가능한 슬림하게 만들어 운전하기 편하게 만들었다"며 "클러스터, 스티어링휠 등도 슬림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쌍용차 최초로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됐으며 공조버튼이 있는 부분에 터치스크린을 장착해 편의성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라는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기존 라인업을 진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주요 완성차업체처럼 일관적인 디자인이 아닌 차급에 맞는 강인한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티볼리에 대해 "현재 디자인 업데이트 중인데 주 고객층인 여성고객을 사로잡을 디자인을 지향하면서도 터프한 이미지를 살려 디자인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코란도에 대해서는 "현재보다는 이전의 코란도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다"며 "뜨거운 심장을 가진 정통SUV 이미지를 살려서 디자인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디자인 철학을 설명하고 있는 이강 쌍용자동차 디자인센터 상무. / 쌍용자동차
디자인 철학을 설명하고 있는 이강 쌍용자동차 디자인센터 상무. / 쌍용자동차
렉스턴 라인업에 대해서는 "전기차로 업데이트해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며 "중후하면서 터프한 중년의 이미지와 맞는 디자인을 구현할 생각이다. 스포츠 칸 같은 경우 내년에 또 다른 모습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 상무는 정통SUV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KR100을 개발, 완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 브랜드 정체성에 부합하는 차, 고객이 쌍용차에게 원하는 차 등을 고민해 만들었다"며 "현재 시장조사까지 완료해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더 정통SUV처럼 변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쌍용차는 위대한 유산과 오랜 역사를 가진 회사다"며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공급한다면 예전에 다시 사랑받던 쌍용차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