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4년 만에 파업 시동… 車업계 투쟁에 기름 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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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7.05 06:00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노조가 4년 만에 파업에 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업계 노조가 현대차 노조의 영향을 받아 강도높은 투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현대차 노조가 쟁의권 행사에 돌입할 경우 타 완성차업계 노조의 임단협 투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6월22일 진행된 2022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 12차 교섭에서 사측이 일괄제시안을 내지 않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권 확보에 나섰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 전년도 순이익의 30% 지급 ▲신규인력 충원 및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폐지 ▲국내공장 신설 및 투자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1일 쟁의행위 돌입 여부와 관련한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며 전체 조합원의 71.8% 찬성표를 던져 파업이 가결됐다. 이번 찬반투표에는 재적인원 4만6568명 중 4만958(88%)가 참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사 노조 공동투쟁선포식. / 금속노조
중앙노동위원회가 4일 노사 간 이견이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현대차 노조는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차 노조는 5일 1차 쟁의대책회의를 열고 파업 날짜와 형태 등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동석 현대차 대표는 노조 설득에 나섰다. 이 대표는 4일 교섭재개 요청 후 담화문을 내고 "최근 스태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상의 경기 침체가 예고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반도체 수급난,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상반기에만 8만∼9만대 수준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며 "회사가 '또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노사가 당면한 기회 요인과 불안 요인을 명확히 인식하고 미래 생존과 직원 고용안정 방안을 찾아나가자고 제언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측에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노조의 파업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쟁점이 되고 있는 신공장 설립 및 임금, 성과급의 경우 사측의 수용 범위를 넘어섰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 파업을 단행할 경우 4년 만의 파업인데 어느해보다 강도 높은 파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19년부터 4년간 파업에 나서지 않았으나 이 기간동안 올리지 못했던 임금 및 고용안정을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차 노조를 이끌고 있는 안현호 위원장이 강성 성향이기 때문에 부분파업 등 다양한 방식의 투쟁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조의 행보가 타 완성차업체 노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국내 단일 노조 최대규모이며 금속노조 내에서 상징성도 커 다른 업체 노조의 행동에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 / 현대자동차
올해 국내 완성차업계 노사가 올해 임금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어 타 노조도 쟁의권 행사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14만2300원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400% 성과급 ▲부평공장 전기차 생산유치 등을 요구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롭게 부임한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이 "과거에 직면했던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엄격한 비용관리도 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노조가 요구한 임금인상이 원안대로 수용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GM 노조는 단종설이 나오는 스파크와 판매량 부진에 시달리는 말리부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을 전기차 생산기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난해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이 "한국에선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이하 르노코리아) 노사도 갈등을 빚고 있다. 르노코리아 노조는 ▲기본급 9만7472원 인상 ▲일시금 5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거절했다. 사측은 2022~2024년 3년치 임단협을 일괄 타결을 제시했고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 완성차업계 임단협에서는 임금인상 및 정년 보장을 위한 요구안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노조의 요구안 일부가 사측이 수용할 범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고용안정을 위한 국내 신공장 설립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전동화 시대 전환 국면에서 맞지 않는 이야기다"며 "회사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임단협은 어느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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