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역대 두 번째로 많은 77조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0% 넘게 늘었다. 인플레이션과 소비심리 둔화로 스마트폰과 가전 수요가 꺾이는 등 대내외 갖은 악재에 직면했지만, 반도체 부문 선방과 환율 효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의 2022년 2분기 잠정 실적을 7일 발표했다.
매출의 경우 2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많고, 영업이익도 2분기 기준 역대 세 번째 규모다.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 선방과 환율 효과가 실적을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가는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10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본다. 전체 영업이익의 70%쯤이 반도체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우려와 달리 소폭 하락에 그쳤고, 서버용 D램 수요도 늘어난 덕이다.
스마트폰과 가전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수요가 위축돼 실적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부문은 2조원 중반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관측된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8000억~9000억원, 가전 부문은 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는 2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6100만대 수준으로 1분기 7300만대보다 1000만대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TV 출하량도 900만대로 1분기보다 28% 감소한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평균 환율(1205.0원)이 2021년 4분기(1183.2원)보다 1.8% 올랐을 때 영업이익에 기여한 환 효과를 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260원으로 1분기 대비 5% 급등했다. 이를 감안하면 2분기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효과는 8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전망은 반도체 시장의 비관적 전망으로 불투명하다.
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이 2분기 대비 최고 10% 하락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당초 가격 하락률을 3~8%로 예상했지만, 낙폭 예상치가 커졌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내림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 카드와 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6월 고정거래 가격은 4.67달러로 5월(4.81달러)보다 3.01% 떨어졌다. 2021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4.81달러를 유지하다 6월 들어 하락한 것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조기에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안정화를 이뤄내며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는 투자자들과의 소통 강화 및 이해 제고 차원에서 경영 현황 등에 대한 문의사항을 사전에 접수해 28일 열리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들의 관심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 답변을 진행할 예정이다.
7일부터 문의사항 접수가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삼성전자 IR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