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경영승계 작업 시작점에 선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그의 아들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의 데칼코마니 행보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신 회장의 경영권 강화와 관련해 롯데케미칼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신 상무의 경영능력 입증의 무대로 활용될 것으로 보여 주목받고 있다.

신동빈, 롯데케미칼 통해 경영권 강화…높은 연봉에 비판 목소리

신동빈(시게미츠 아키오·重光昭夫) 회장은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青山学院大学) 경제학부와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신 회장은 일본 롯데상사에 입사했고 롯데케미칼은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자리를 옮기며 한국 롯데와 인연을 맺었다

특히 신 회장은 호남석유화학에서 경험을 쌓으며 한국 롯데 경영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호남석유화학에서 존재감을 높인 신 회장은 이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 부회장을 거쳐 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현재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경영권 강화를 도모하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은 일본 롯데의 지배력이 강한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신유열(重光聡)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 신동빈(重光昭夫) 롯데그룹 회장. / 조선DB
신유열(重光聡)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 신동빈(重光昭夫) 롯데그룹 회장. / 조선DB
롯데케미칼 최대주주는 25.59%의 지분을 보유한 롯데지주이지만 2대 주주는 20.00%의 지분을 가진 롯데물산이며 3대 주주는 9.30%의 지분을 소유한 일본 롯데홀딩스다. 롯데물산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일본 롯데의 지배력이 강한 상황이다.

이에 신 회장은 롯데지주로 하여금 롯데케미칼의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지분을 매입함으로써 장악력을 높이고 일본 롯데와 연결고리를 끊으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본인이 들고 있던 롯데케미칼 지분 0.26%도 롯데지주에 매각했다.

롯데케미칼은 대표이사인 신 회장에게 높은 연봉을 안겨주기도 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신 회장에게 59억50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70% 증가한 금액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30% 늘었다고 할지라도 과한 보수 지급이라는 것이다. 특히 신 회장이 막대한 보수를 받았을 때 롯데케미칼 임직원들의 연봉은 21.6% 상승하는데 그쳐 논란이 됐다.

신유열, 신사업 통해 존재감 나타낼 듯…인적 네트워크 확장도

신유열(시게미츠 사토시·重光聡) 상무도 부친인 신 회장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신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 MBA를 졸업한 뒤 노무라 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일본 롯데홀딩스에 입사한 후 롯데케미칼 일본시자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며 경영수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 'Every Step for Green' 전시를 찾은 신동빈(重光昭夫)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
롯데케미칼 'Every Step for Green' 전시를 찾은 신동빈(重光昭夫)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
특히 롯데그룹이 롯데케미칼의 수소전지 사업 등에 1조6000억원 이상 투자하는 등 화학분야에 7조8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만큼 신 상무가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서 신사업 및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존재감을 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일본에 머물며 일본 롯데 관계자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신 상무가 경영일선에 등판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 상무가 아직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병역과 국적이 민감한 사안인만큼 병역이 면제되는 만 38세 이후부터 신 상무가 대한민국 국적 취득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벌인 ‘형제의 난' 당시 국적 문제가 논란이 된 바 있기 때문에 신 상무의 국적, 병역 문제가 해결된 이후 승계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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