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IT] 코로나 더블링 연속되는데…실종된 방역 지휘관과 과학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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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7.15 06:00
최근 전세계 코로나19 재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오미크론 하위변위 ‘BA.5’가 역사상 인간을 침범한 바이러스 중 가장 전염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까지 우세종이었던 BA.2는 BA.1보다 전파력이 30% 이상 빠르며, BA.5의 전파력은 BA.2보다도 35.1% 빠르다는 보고가 있다.

거기다 확진자가 두 배씩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국내 코로나 일일 확진자는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급박한 환경 속에서 국민의 보건의료를 책임져야할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는 놀랍게도 두 달 넘도록 아직 공석이다.

5월 9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복지부 장관 후보로 임명된 정호영 교수는 자녀 의대 편입, 병역 특혜 등 소위 ‘아빠찬스’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명 43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출신인 김승희 후보는 20대 국회의원 당시 정치자금을 활용해 보좌진에게 격려금을 지급하고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줬다는 의혹과 의원 시절 사용하던 렌터카를 정치자금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후보자리에 물러났다.

1·2차관이 장관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조직 불안정성을 완벽히 해소하긴 무리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복지부 안팎에서 나온다. 코로나 상황이 급박한 만큼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총리를 만나 ‘과학 방역’에 걸맞는 대응체계 준비를 강조하며 "달라지는 방역지침에 대해 국민께 소상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상 13일 공개된 윤 정부의 첫 번째 코로나 방역 지침은 이전 정부 대비 무엇이 특별한지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우선 정부는 모든 50대 성인과 기저질환이 있는 18세 이상 성인 등을 코로나19 ‘4차 접종’ 대상자로 추가하고 접종을 강력 권고했다.

확진자가 지켜야 하는 7일 격리 의무는 그대로 유지된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다시 도입하지 않되 치명률 증가 등 유행 상황의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경우 감염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부분적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과거 정부가 이행한 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았을뿐 방역에 대한 새로운 철학 또는 기조가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화자찬 방역으로 비판 받던 문재인 정부 시절 코로나19 방역이 오히려 과학적이었다는 비난까지 등장했다.

문재인 정부는 당시 ▲3T 전략(Testing, Tracing, Treatment) ▲중앙 집중식 통제와 소통 ▲높은 마스크 착용률과 백신접종률 등을 내세웠다. 심지어 퇴임하면서까지 국정백서에 "세계 선도모델로 자리매김한 K-방역", "위기 상황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K-방역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창출할 만큼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 받는다" 등의 문구를 추가할 정도로 코로나 대응 전략을 성공사례로 적시했다.

지나친 정부 치켜세우기와 2021년 후반 방역 실패론이 급부상하면서 여론은 ‘자화자찬’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문 정부의 이러한 행동을 비판했다. 다만 코로나 초기 국민을 단합시켜 전염병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를 심어줬고, 최소한 방역 지침에 대한 뚜렷한 근거를 제시해 대중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앞 정권을 ‘정치방역’이라 비판했던 윤석열 정부의 방역 정책엔 그 이상의 특별함을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과학방역과 맞지 않게 의료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60대 이상에서 50대 이상으로 연령대를 확대하는 것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7일 기준 4차 접종은 전국민의 8.7%, 60세 이상의 31%밖에 받지 않았다. 치명률이 높아 적극 권고된 80세 이상조차 46.4%로 대상자의 절반을 넘지 못했다. 60대의 접종률은 21.1%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별도의 접종 독려 대책이 없다면 50대의 접종률은 10%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설상가상으로 50대는 60대보다도 치명률이 낮은 데다가, 현재 보유중인 백신은 조만간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이는 BA.5 변이에 대해서는 감염예방 효과가 떨어진다.

코로나 외래 진료비를 자기 부담으로 돌린 것 역시 여론에 큰 비판을 받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공짜일땐 의심만 되면 검사하니 감염자수가 늘 것이고, 유료일 땐 모두가 병을 숨기기에 급급하게 돼 확진자가 줄어드니 이것이 현 정부가 말하는 과학방역이다"라는 말이 돌 정도다.

에초 과학방역이라는 의미심장한 용어를 붙이지 않았더라면 국민들의 기대감이 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태가 과학방역을 충분히 이해하고 대통령실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할 복지부 장관이 없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지적한다.

BA.4와 BA.5보다 강력한 면역 회피 성질을 가진 ‘BA.2.75’, 일명 켄타우로스 변이 환자마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막강한 전염력을 앞세운 변이들이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잡는 순간 확진자 수는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할 것이다.

그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라도 윤석열 정부가 진정으로 원하는 방역 대책을 구사할 복지부 장관이 조속히 오기를 고대해 본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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