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초중고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 됐다. 교육부는 전국 초등학교 교사의 30%(약 6만 명)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도록 했다. 코딩이 미래의 디지털 시대를 이끌 수 있는 필수 언어이기 때문에 정부가 서둘러 이러한 교육의 변화를 시도한 것은 옳은 일이다.

하지만 서두른 탓에 문제점도 발생했다. 특히 선생님 수가 부족하다는 현실은 학생들이 수업을 들으면서도 성과를 얻을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당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할 소프트웨어 의무 교육이 성과 달성만을 위해 너무 성급히 진행된 것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 없다는 의견이 코딩 업계 관계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온다.

장진혁 코드클럽한국위원회(이하 코드클럽) 사무국장은 이러한 교육 방식으로 인해 학생들이 코딩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부분을 우려했다. 장진혁 사무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장진혁 코드클럽 사무국장 / 조상록 기자
장진혁 코드클럽 사무국장 / 조상록 기자
Q. 코딩 교육에서 교사 수 부족은 계속 이어져 온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수도권은 한 학교에 선생님 한 명씩은 배정된다. 지방으로 갈수록 선생님 수가 부족하다. 한 학교에 선생님 한 명이 배정되는 경우는 드물고, 한 선생님이 3~4개 학교를 맡게 된다.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 오는 선생님과 소통하며 학습을 해야 하지만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시간은 충분히 갖지 못한다. 코딩 교육이 의무화된 지 4년이 돼 가지만 여전히 비슷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배정된 선생님들조차 코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컴퓨터 교육이나 정보 교육을 전공하지 않은 선생님들이 단 기간 습득한 코딩 교육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한계가 있다. 2019년 지역의 한 학교에서 코딩 수업을 참관한 적이 있는데, 충격적이었다. 선생님이 코딩 관련 영상을 보여주는 게 수업의 전부였다.

Q.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황인데도 서둘러 의무화 교육으로 전환한 이유는 그만큼 코딩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코딩은 학생들에게 좀 더 다양한 경험을 시켜줄 수 있는 교육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만 컴퓨터 언어를 습득하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코딩 알고리즘은 아이들의 사고력을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 코딩 언어는 A, B, C, D로 진행돼야 E가 나오는 구조인데, 여기서 뭐 하나라도 빠지거나 잘못되면 원하는 결과가 절대 나오지 않는다. 아이들이 자신이 짜놓은 논리의 과정을 살펴보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찾아내고 그것을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사교육 시장에도 코딩 수업 개설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점은 없을까.

솔직히 말하면 어린 나이에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과정이 커리큘럼에 포함된 경우가 많다. 사교육 업체들이 수익을 발생시켜야 하기 때문인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자칫 아이들이 코딩 교육에 대해 흥미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사실 코딩은 프로젝트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자신이 짠 코딩으로 무언가가 실행되는 모습을 보면 흥미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일례로 코드클럽에서 진행하는 어린이 대상 코딩 프로젝트도 스스로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Q. 코드클럽은 어떤 활동을 하나

코드클럽은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소프트웨어를 가르쳐주는 영국 라즈베리파이재단의 비영리단체다. 주로 스크래치, HTML/CSS, 파이썬 등의 코딩 언어를 제공한다. 영국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브라질, 뉴질랜드, 프랑스 등에 코드클럽이 운영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2017년부터 운영되기 시작했다.

코드클럽에는 크게 두 가지 사업이 있다. 첫 번째, ‘찾아가는 소프트웨어 교육기부단 사업’이다. 매년 학기 초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봉사단을 모집한다. 모집 된 대학생 봉사단들이 한 학기 동안 초등학교를 방문해 코딩 교육을 지원한다. 2017년부터 매년 꾸준히 하고 있다.

두 번째는 2019년 시작한 ‘코드52(CODE52)’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일반 개발자 및 코딩 전문가들이 봉사자로 참여해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친다. 봉사자들은 매 주 토요일 성수동에 있는 코드클럽 강의실에서 코딩교실을 열고 있다.

Q. 코드클럽을 통해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다양한 층에서 사회활동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개발자나 코딩 전문가뿐만 아니라 사회 활동에 관심이 있는 분들도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실무적으로는 8개 도시에서 코딩 교육을 진행하려고 한다. 코드52도 금천구를 시작으로 대구, 부산 등의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붐이 일어나면 그 지역에서 좋은 선생님들을 통해 다양한 코딩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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