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가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정상 출근을 시작했다. 이로 인해 일부 직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형 IT 기업이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거나 검토하면서다. 이로 인해 국내 게임사는 신작 출시, 신사업 확대라는 과제에 더해 코로나19에 따른 출근 문화 변화 대응, 내부 역량 결집이라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기존 근무 체제 변화에 눈치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3N(넥슨,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넷마블)이 올해 6월부터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현재 정상 출근 체제로 전환했다. 위드코로나의 시작으로 회사에 출근해 근무하는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이에 내부 직원들의 반발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IT 기업들이 다양한 근무 방식을 존중하는 유연근무제 도입을 고민하는 반면 같은 IT 업계인 게임사가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다. 각 직군마다 업무 진행 방식 등이 천차만별인 만큼 업무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근무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게임사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지연된 신작 출시 일정을 앞당겨야 하고 신사업 확장도 속도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 조직위원회가 전세계 게임 개발자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4%가 코로나19로 게임 개발이 늦어지는 상황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신작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게임사는 적잖은 부진을 겪었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 10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오딘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카카오게임즈도 올해 1분기 전분기 대비 매출, 영업이익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웹젠, 펄어비스 등도 신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올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년 간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게임 출시 시기가 계속 밀렸다"며 "전 인원 협력과 집중된 인력투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면 출근 전환은 필수적이다"라고 출근 근무 체제 전환에 힘을 실었다.

내부 불만 외면 어려워

그렇다고 내부 직원들의 반발을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회사 성장 견인을 이유로 무조건적인 사측의 입장만 내세울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당분간 국내 게임사들이 코로나19 재확산 여부, 내부 반발 정도 등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위메이드, 컴투스홀딩스 등은 상황에 따라 출근과 재택 근무를 병행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출근과 재택 근무를 병행하고 있는 가운데 그룹사가 시행하는 메타버스 근무 제도를 조직 상황에 맞게 세부 조율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갑작스레 근무 환경이 변화한 만큼 출근 체제 전환에 불만이 있는 직원은 당연히 있다"며 "게임사마다 각 상황을 고려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작 출시·신사업 확장으로 위기 모면해야

출근 근무 체제를 시작으로 게임사들은 우선 신작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넥슨 자회사 넥슨게임즈는 올해 하반기 모바일 신작 ‘히트2’를 선보인다. 넷마블은 이번달부터 모바일 신작 ‘세븐나이츠 레볼루션’과 PC온라인 신작 ‘오버프라임’ 등을 출시한다. 엔씨는 올해 연말 콘솔 신작 ‘쓰론앤리버티(TL)’ 출시를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하반기 ‘에버소울’, ‘디스테라’를 출시하고 ‘오딘:발할라 라이징’의 일본 서비스를 준비한다.

신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위메이드는 올해 6월 공개한 메인넷 ‘위믹스3.0’을 선보인다. 컴투스는 하반기 중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선보이고 오피스 입주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