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2023년 중 국내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을 중단한다. 경기 침체로 완제품 소비가 둔화하면서 고객사·세트업체·유통 전반이 보수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LG디스플레이는 27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변동성을 축소하고 사업운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구조화를 지속 추진하고자 한다"며 "경쟁력이나 차별화가 크지 않아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의 경우 신속 조정한다는 원칙 아래 빠르게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표적으로 차별화가 제한적이라 판단되는 LCD 부분은 단계적으로 다운사이징을 진행 중이며 늦어도 2023년 중에는 국내 생산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겠다"며 "인플레 등으로 인해 필수재 이외 소비재 수요가 둔화되는 만큼 보수적 사업 운영 흐름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 LG디스플레이
다만 원가 경쟁력을 보유한 중국 LCD팹은 IT와 커머셜로 순차 전환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6만장, 2023년 상반기 3만장 수준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며, 중국은 이미 20만장 중 10%를 IT로 전환하고 있다"며 "TV 케파와 별개로 20만장 정도 규모 IT 케파는 지속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 패널 가격이 3분기까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 패널 가격은 3분기까지 하락세를 보일 것이다"라며 "4분기나 돼야 공급 조정 여하에 따라 가격이 안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트 업체들의 2분기 말 LCD 재고량은 4~7주 수준으로 과잉 수준이다"라며 "3분기까지 패널 구매 조정이 계속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OLED TV 시장이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이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OLED TV 실판매는 전년도 대비 10% 중반 수준 성장하면서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고객사들과 함께 확보한 성과다"라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에도 전체 시장과는 차별화돼 OLED TV 실판매는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경기 둔화에 따른 전방 수요 위축으로 상반기 대비로는 둔화한 10% 중반대를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변동성 높은 경영 환경에서 안정적인 사업 운영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수주형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현재 투자 진행 중인 중형 OLED를 통해 IT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하이엔드 리더십을 강화해, 기존 인프라와 고객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글로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고객 위주로 수주 활동을 강화한다"며 "시장창출형 사업에도 집중해 현재 성과가 가시화되는 대형 OLED 분야와 게이밍, 투명 등 신시장 확장 공략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OLED 협력에 대해서는 진행사항이 없다고 언급했다.

LG디스플레이는 "신규 고객이 우리 패널을 사용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었고 시장도 알게됐다"며 "상당 부분 진행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 사안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OLED 패널의 가치를 인정하고 신시장 창출과 관련해 상호 시너지 효과 낼 수 있다면 다양한 고객들과 적극 협업하겠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4883억4500만원으로 2021년 동기(영업이익 7014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고 27일 공시했다.

LG디스플레이가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 2020년 2분기 이후 8분기 만이다.

매출은 5조607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5% 감소했다. 순손실은 38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