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여파에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중국 CATL이 북미 투자 계획을 보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CATL이 테슬라와 포드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공장 설립을 위한 발표를 앞두고 있었지만, 이를 올해 9월이나 10월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쩡위췬 중국 CATL 회장 / CATL
쩡위췬 중국 CATL 회장 / CATL
소식통에 따르면 CATL은 멕시코와 미국 내 부지를 물색해왔다. 부지 선정과 인센티브 협상도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수주 내 최종 부지가 발표될 계획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CATL이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멕시코에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50억달러(6조58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7월 보도한 바 있다. CATL은 당초 미국에만 배터리 공장을 지으려 했지만 미중 관계를 감안해 미국과 멕시코에 분할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수 소식통을 인용해 CATL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관계가 민감한 시기에 이번 발표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보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CATL은 공장 설립을 위한 계획 자체를 철회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을 자국 일부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의 반대와 군사행동 경고에 맞서 2일 대만을 방문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