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함께 시작된 언택트 흐름은 메타버스에 불을 붙인 계기가 됐다. 메타버스라는 발판을 딛고 등장한 NFT는 ‘가치를 매기기 어려웠던 것들에 값을 매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NFT 시장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해 보려면 블록체인을 논하기 이전에 인터넷의 역사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웹 1.0에서 웹 3.0까지..이제는 컴퓨터끼리 연결되는 시대

1960년대 우리가 인터넷이라고 부르는 것의 기원이 등장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 ARPA(고등연구계획국)가 원거리 컴퓨터 네트워크 ‘아르파넷(ARPANet)’을 만든 것이 그 시초다. 1989년에는 드디어 세상을 바꾼 www(월드와이드웹)이 등장한다. 전 세계를 연결한 거대한 컴퓨터 네트워크의 탄생이다. 웹은 정보를 자유롭게 연결했다. 컴퓨터 네트워크 상에 있는 웹 페이지들의 모음은 실로 획기적이었다. 원하는 어떤 문서든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2008년 10월 금융위기의 한 가운데서 등장한 비트코인은 화폐, 그러니까 숫자에 대한 정보의 소유권을 모두가 나눠갖자는 개념이었다. 이 개념은 2013년 이더리움 백서의 등장과 함께 스마트 계약(스마트 컨트랙트)이라는 프로그램으로 확장된다.

마침내 2018년 ‘AI 네트워크’가 프로그램뿐 아니라 컨테이너로 이 개념을 확장했다. 특정 종류의 작은 프로그램만 실행시킬 수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와는 달리, 컨테이너를 사용하면 프로그램의 종속성까지 함께 실행할 수 있어 AI 와 같은 대용량 프로그램도 인터넷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AI 네트워크는 조직에 소속되지 않고도 전세계의 컴퓨터들이 연결되어 함께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게 하는 ‘AI를 위한 인터넷(Internet for AI)’을 표방하고 있다. 그 와중에 등장한 AINFT는 인공지능의 각 구성요소들을 그룹화시킨다. 인공지능의 파이프라인을 쪼개서 분할(지분) 소유화하는 작업의 핵심이다.

메타버스 상에서 NFT는 필연적으로 ‘인공지능화’ 될 것

NFT 하면 흔히들 돈을 떠올린다. 실제로 엄청나게 비싼 금액에 팔린 NFT가 연일 화제다. 그러나 단순히 금융이나 돈으로만 표현되기에 NFT는 더 거대한 개념이다. NFT로 디지털의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의 모든 건 코드로 대변된다. NFT에 코드로 가치를 부여하는 건 그러나 생각만큼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인공지능을 만난 코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개발자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코드를 쓰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고 이른바 소프트웨어 2.0의 시대를 맞은 인공지능들은 엄청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코드를 쏟아낸다. 이를 잘 활용한 AINFT들이 벌써 눈에 띈다.

실제 극사실주의 거장인 강형구 작가의 작품은 ‘소울픽션 NFT’라는 이름으로 지능화되고 있다. 이를 고도화하는 챗봇 트레이닝의 주체는 NFT 홀더들이다.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으로 꼽히는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 바이올린 NFT는 정해진 음악만을 연주하지 않는다. 메타버스 상에서 3D화 되어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 모델이 작곡한 음악을 연주한다.

이제 더 이상 NFT는 정지해 있는 개념이 아니다.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긴 타임라인에서 보면 이제 겨우 시작된 셈이다. 특히, 컴퓨터들의 연산력을 활용할 수 있는 시도들이 무궁무진하게 남았다. 그 선봉에 AINFT가 있다. AINFT가 세상과 소통하며 변하게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웹3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특권이 아닐까.

*본고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IT조선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김민현 커먼컴퓨터 대표 kimminhyun@comcom.ai
블록체인 기반 인공지능 클라우드 기업 커먼컴퓨터의 대표다. 구글에서 7년간 일한 후 'The Internet for AI'를 목표로 커먼컴퓨터를 설립한 인공지능 전문가다. 블록체인 및 인공지능 관련 자문, 멘토 외 트레바리 등 각종 강연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