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아니라는 왓챠, 대기업OTT급 가치에 끊이지 않는 '매각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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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08 06:00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대표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왓챠가 계속된 매각설에 휩싸이고 있다. 자금력 경쟁이 치열한 OTT 시장에서 다른 OTT 기업과 달리 대규모 자금을 동원할 수단이 투자 유치 정도로 한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왓챠가 최근 매각설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정하는 가운데 왓챠 인수를 검토하는 기업으로 웨이브, 쿠팡플레이, 리디 등이 꾸준히 거론된다.

관련업계는 웨이브나 쿠팡플레이가 왓차 인수를 검토하는 배경으로 티빙을 꼽는다. 티빙이 KT의 OTT 시즌과 합병해 토종 OTT 1위 사업자로 오르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콘텐츠 플랫폼 리디가 꼽히는 이유는 2019년 애니메이션 OTT ‘라프텔’을 인수했던 리디가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왓챠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왓챠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진 기업은 선을 긋는다. 웨이브 관계자는 "논의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쿠팡플레이는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리디는 글로벌 웹툰 시장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글로벌 시장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니라는데 계속 제기되는 인수설

그럼에도 왓챠 매각설은 계속 나온다. 이는 과열된 OTT 시장에서 왓챠가 살아남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우리나라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국내 진출한 뒤 경쟁이 과열되면서 콘텐츠 투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 국내 드라마 제작비는 회당 7억원 수준이었으나 넷플릭스와 경쟁을 위한 콘텐츠 투자 규모가 증가하면서 ‘쩐의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이나 ‘스위트홈’ 제작비는 회당 20억~30억원쯤으로 알려졌다.

이런 시장에서 왓챠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같은 글로벌 OTT는 자체적으로 막대한 자금력을 갖췄다. 웨이브는 SK텔레콤과 SK스퀘어, 티빙은 CJ ENM, 시즌은 KT와 같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를 뒷받침해 줄 모회사가 있지만 왓차는 아니기 때문이다. 왓챠는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양산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다른 OTT처럼 있는 것도 아닌데, 콘텐츠 제작비는 계속 늘고만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왓차가 타 OTT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본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쌓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투자를 유치해야 되는데 잘 되지 않았고, 인수당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듯 하다"고 말했다.

데이터와 기술이 무기…매물로는 매력적

실제 왓챠는 시장에서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 리뷰 및 추천 서비스 ‘왓챠피디아’로 시작한 스타트업이지만 대기업 OTT와 경쟁할 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왓차의 콘텐츠 추천(큐레이션) 기술은 대표적인 경쟁력으로 꼽힌다. 콘텐츠 추천 기술은 플랫폼에 누적된 콘텐츠 중 이용자가 관심을 보일만한 맞춤형 콘텐츠를 선별한다. 구독 해지가 쉬운 점이 약점인 OTT에 이용자가 계속 구독을 유지할 이유를 제공하는 셈이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올해 2월 ‘2022 왓챠 미디어데이’에서 "왓챠는 화제성 높은 신작에 의존하는 모델이 아니라 구작을 재밌게 소비하는 능력이 있다"며 "파트너사는 왓챠와의 글로벌 진출을 통해 해외 이용자 콘텐츠 소비 데이터를 얻는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가진 데이터와 기술을 통해 K-콘텐츠 가치를 높이고 K-콘텐츠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정체·투자심리 악화…"제값받기는 힘들 듯"

관련 업계는 데이터와 기술을 통해 ‘구작을 재밌게 소비하는 능력’을 갖춘 왓챠가 인수 매물로서 매력은 충분하다면서도 제대로 된 기업가치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 정체와 투자심리 악화가 이유다.

글로벌 OTT 시장은 현재 정체기에 접어든 모양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맞물려 시청자들이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며 OTT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거리두기 해제 이후 이용자는 꾸준히 줄고 있기 떄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주요 OTT 모바일 이용자는 1월 대비 4월에 340만명쯤이 감소했다.

OTT는 플랫폼 특성상 이용자 유지를 위해서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계속 공급해야만 한다. 이에 대다수 OTT 서비스 기업은 출혈을 감안하고서라도 콘텐츠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왓차 역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OTT에 웹툰·웹소설 등 다른 콘텐츠를 접목하는 ‘왓챠 2.0’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왓챠 2.0’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오히려 조직 경량화를 위해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키로 했다. 적자 개선을 위해 제작 조직도 대폭 축소했다. 1000억원 규모로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도 추진했지만,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왓챠는 콘텐츠 경쟁력이 다른 OTT보다 부족하다는 평이 많다. 거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투자심리도 악화됐다. SK쉴더스,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CJ올리브영 같은 기업도 시장 악화로 적절한 기업가치 평가가 어렵다며 기업공개(IPO)를 철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왓차 투자 유치가 잘 안된 건 투자이익률(ROI)가 안나온다고 보여졌기 때문이다"라며 "시장 상황이나 왓차의 경쟁력을 따졌을 때 제대로 된 가격을 받긴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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