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더 핑크퐁컴퍼니’와 ‘하이브’가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몰라도 삼성은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는 삼성전자도 이 명단에는 없었다.

이 두 기업의 공통점은 막강한 콘텐츠 IP(지적재산권)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의 힘을 다시금 실감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유튜브 구독자 수만 봐도 그렇다. 더 핑크퐁컴퍼니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5930만명. 가장 많이 본 영상은 110억뷰로 세계 1위다. 하이브의 방탄소년단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7000만명에 달한다.

나란히 콘텐츠와 커뮤니티로 전 세계를 호령한 이 두 기업이 웹3에 빠져 있다. 대표적인 것이 NFT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작년 ‘베이비샤크: 컬렉션 넘버원’ NFT를 발행했다. 이어 올 3분기에는 ‘베이비샤크: 컬렉션 넘버투'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주에는 NFT 갤러리인 언커먼 갤러리에서 아기상어 NFT를 오프라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전시도 연다는 소식이다.

하이브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단순 음악 스트리밍에서 벗어나 아티스트의 자체 IP 확보라는 그림을 그렸던 하이브는 가상 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NFT 합작법인 레벨스를 설립했다. 레벨스는 하이브가 보유한 IP를 기반으로 한 각종 NFT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하이브는 그 밖에도 위버스 플랫폼, 게임 등에 집중한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웹 2 시대에서는 플랫폼이 모든 것을 쥐고 있었다. 웹3는 다르다. 사용자가 주인공이 된다. 그래서 흔히 웹3의 핵심 키워드를 커뮤니티라고 하는 것이다. 이들 성공의 원동력은 아기상어 영상만 봐도 울음을 그친다는 전 세계의 아이들, 국적 불문 방탄소년단으로 뭉치는 아미들이다. 웹 2를 기반으로 하는 빅테크의 어깨 위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나의 이득이나 보상을 생각하지 않고 이들을 지지해 주던 글로벌 커뮤니티 덕이었다.

이미 커뮤니티와 결합해 막강한 콘텐츠의 힘을 쌓아온 이 두 기업이 NFT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결국 이들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건 타임지도 주목했던, 성장의 든든한 뒷배경이 되어 준 팬들의 몫이 아닐까 싶다.

웹3 시대에 발맞춰 이들이 준비하고 있는 그림에서는 사용자도 데이터를 직접 소유하고 생산한다. 팬들이 이들의 IP에서 파생되는 자산들의 소유와 기여, 그리고 보상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함께 창출해 나가는 데 적극 나설지가 관건이다. 웹2에서 출발해 막강한 IP를 갖춘 이 두 기업이 웹3 시장도 선도해나갈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본고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IT조선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신지은 작가 sjesje1004@gmail.com
서강대 경영학 학사, 국제통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0년 이상 경제 방송 진행자 및 기자로 활동했다. 유튜브 ‘신지은의 경제백과’를 운영 중이며 저서로 ‘누워서 과학 먹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