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뜨고 유니콘 추락...고민 깊어지는 케이뱅크·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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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11 06:00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차전지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은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하고 있지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상장을 앞둔 케이뱅크와 컬리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쏘카는 경쟁률 56.07대 1을 기록하며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공모가는 희망 밴드(3만4000~4만5000원) 하단보다 17.6% 낮은 2만8000원에 확정했다. 공모물량도 455만주에서 20% 줄인 364만주로 조정하며 공모규모도 크게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요예측을 받은 대성하이텍은 공모가를 희망 범위(7400~9000원) 최상단인 9000원으로 결정했다. 수요예측에는 1678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1935대 1을 기록했다. 참여 기관의 절반 이상이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써낸 덕분이다.

이번 쏘카와 대성하이텍의 상반된 수요예측 성적표는 최근 IPO 시장의 투심 양극화를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상장한 기업 중 흥행에 성공한 기업 대부분은 소부장, 2차전지 관련 기업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수요예측을 완료한 기업 중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긴 기업은 23개로 집계됐다. 이 중 소부장, 2차전지 관련 기업은 16개다. 1000대 1을 넘은 기업 10곳 중 7곳이 소부장 혹은 2차전지 관련 기업인 셈이다.

사상 최고 IPO 수요예측 경쟁률도 소부장 기업에서 나왔다. 지난달 28일 상장한 성일하이텍은 수요예측 경쟁률 2269.7대 1을 기록했다. 청약에서도 1207.1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올해 가장 많은 증거금(20조1431억원)을 모았다.

국내 증시가 불안정해지면서 이익을 내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소부장 기업에 투심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9일(종가 기준) 2503.46으로 6월 13일 이후 처음으로 2500선을 회복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도로 하루 만에 2500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유니콘 기업 IPO는 부진한 상황이다.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던 원스토어는 지난 5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이후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돼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것이 철회의 이유다. 두 자릿수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예비심사를 진행 중인 유니콘 기업 컬리와 케이뱅크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아직까지는 안정적인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컬리의 작년 매출은 1조56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거래액도 2조원으로 65% 가량 늘었다. 다만 영업적자는 2177억원으로 전년 동기(1163억원)보다 확대됐다. 당기순손실 역시 2224억원에서 1조2903억원으로 늘어났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출범 4년 만에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 245억원, 당기순이익 22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업비트와의 제휴에 따른 성장세로 일시적인 효과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부진한 것도 불안감을 더한다.

컬리는 지난 3월 28일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위한 예심을 청구한 상태다. 일반적인 심사 기한은 넘겼으며 이달 중 거래소가 상장위원회를 열고 예심 통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도 지난 6월 30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통상 거래소의 상장 심사 기간은 45영업일로 심사 지연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9월 중 케이뱅크의 예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 관계자는 "유니콘 기업 대부분이 현재 이익을 내지 못하는 대표적인 성장주인데 시장이 불황일 경우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며 "시장이 호황일 때야 ‘성장성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관심을 갖지만 시장이 어려울 때는 불확실한 성장보다는 확실한 실적을 내는 기업에 몰린다"고 말했다. 이어, "두 기업 모두 자금조달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몸값을 크게 낮춰 상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아 기자 j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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