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언팩 2022는 ‘격세지감(변화를 많이 겪어서 다른 세상과 같은 느낌)’이다. 폴더블폰 대중화의 선봉장이 갤럭시Z폴드에서 갤럭시Z플립으로 바뀐 것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은 갤럭시Z플립4이 주연을 맡고, 갤럭시Z폴드4가 조연 역할을 했다.

2년 6개월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2(Samsung Galaxy Unpacked 2022: Unfold Your World)' 행사장에는 500명의 인파가 몰렸다. 가방 속까지 체크하는 까다로운 보안 절차도 진행됐다. 수천명이 운집해 대규모로 치러진 과거 갤럭시 언팩의 분위기를 약간이나마 체감할 수 있었다. 행사장 내부는 갤럭시Z 시리즈의 상징인 화려한 보라 퍼플 조명과 인테리어가 관객들을 감쌌다.

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행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온라인 영상을 통해 발표하는 모습 / 이광영 기자
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행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온라인 영상을 통해 발표하는 모습 / 이광영 기자
‘TM Roh(노태문 삼성전자 사장)’를 소개하는 멘트를 시작으로 행사의 막이 올랐다. 영상 초반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Emily in Paris) 출연 배우들이 등장해 언팩에 활용할 갤럭시Z플립4 광고안을 각자 제시하는 모습을 그렸다.

방탄소년단(BTS)도 갤럭시Z플립4 홍보에 힘을 보탰다. BTS는 스스로를 상징하는 보라 퍼플 색상의 갤럭시Z플립4로 사진을 찍고, 화면을 두드렸다. 신곡 '옛 투 컴(Yet to Come)’에 맞춰 노래하는 이 뮤직비디오는 1분쯤 상영됐다.

갤럭시Z플립4의 시간은 계속됐다. 갤럭시워치5·버즈2프로·TV 등과 연계한 갤럭시Z플립4 중심의 생태계가 소개되는 동안 갤럭시Z폴드4는 언급 조차 없었다. Z시리즈 출시 초기 갤럭시Z플립이 아닌 갤럭시Z폴드가 전면에 나섰던 점을 감안하면 처지가 바뀌었다.

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행사장이 보랏빛으로 물든 모습 / 이광영 기자
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행사장이 보랏빛으로 물든 모습 / 이광영 기자
언팩 시작 30분이 훌쩍 지난 후에야 노 사장이 직접 갤럭시Z폴드4 소개에 나섰다. 다만 갤럭시Z플립4를 통해 폴더블폰 생태계를 대부분 설명했다보니 전작보다 더 슬림해진 힌지에 포인트를 둔 영상이 주를 이뤘다.

이날 갤럭시Z폴드4를 소개한 시간은 12분쯤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오히려 웨어러블 신제품에 힘을 실었다. 시그니처 원형 디자인의 갤럭시워치5, 아웃도어 스포츠에 최적화된 갤럭시워치5 프로에 이어 갤럭시워치5 골프에디션까지 사용성을 넓힌 웨어러블 제품이 갤럭시Z플립4와 함께 어우러지는 그림을 그렸다.

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2에서 BTS가 출연한 모습 / 이광영 기자
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2에서 BTS가 출연한 모습 / 이광영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Z플립4 마케팅에 진심인 이유는 ‘폴더블폰 대중화’라는 목표 때문이다.

노태문 사장은 7월 21일 기고문을 통해 "지난해 갤럭시 폴더블폰 고객의 70%는 Z플립 사용자다"라며 갤럭시Z플립4가 이끄는 폴더블폰 대중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노 사장은 이날 언팩 행사에서도 폴더블폰을 대세로 이끄는 삼성전자의 행보를 강조했다.

노 사장은 "삼성은 갤럭시폴드를 선보이며 새로운 시대를 위한 경험을 열었고 사람들은 최초로 선택의 기회를 얻었다"며 "역동적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 자유·진보·활짝 열린 가능성을 풀어내는 그런 스마트폰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폴더블과 함께한 삼성의 여정은 사이즈와 기능, 혁신 면에서 역설로 가득한 도전이었다"라며 "장벽을 허무는 8년의 여정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꿨고, 그 결과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신기술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1000만대에 육박했다"며 "불과 3년 전만 해도 이 카테고리는 존재조차 없었지만, 삼성은 폴더블을 대세로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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