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프랜차이즈 치킨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선보인 ‘당당치킨’의 마진 구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당당치킨은 이달 10일까지 총 32만마리가 판매됐다. 당당치킨의 가격은 후라이드 6990원, 양념 7990원이다. 저렴한 가격 탓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남는 게 있나"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대형마트니까 가능한 것이라는 치킨업계의 질투를 한몸에 받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6월 30일 6000~7000원대의 ‘당당치킨’을 선보였다. / 홈플러스
홈플러스는 6월 30일 6000~7000원대의 ‘당당치킨’을 선보였다. / 홈플러스
홈플러스는 ▲대량 구매 ▲매장 조리 ▲마진 최소화 등을 가격 경쟁력 요인으로 꼽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량 구매를 통해 매입 가격을 낮췄고,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기 때문에 인건비와 물류비가 절감됐다"고 말했다. 또 "마진을 줄여서라도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제품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저렴한 닭을 사용한다는 오해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당당치킨에 사용되는 닭은 하림에서 생산하는 국내산 8호 냉장계육이다. 홈플러스는 오랫동안 델리(즉석식품) 메뉴를 강화해오다 보니 재료 조달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대량 매입을 위해 생산업체와 연간 계약을 맺고 있다. 이를 통해 단가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폐기율이 제로(ZERO)라는 것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요인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당일 제조·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상품이 팔리지 않으면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상품 회전율이 높아 폐기될 일이 없다"고 말했다.

당당치킨은 직접 매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홈플러스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배달 주문할 수 있다. 다른 상품들의 주문 방식과 동일하게 주문이 들어오면 픽커(Picker)가 상품을 준비하고 위탁 배달기사가 집 앞까지 배달해준다. 앱을 통해 치킨 재고를 확인할 수 있다. 4만원 이상 주문 시에는 무료 배송이다. 판매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당당치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이 KFC코리아 대표 출신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됐다. 이 사장은 피자헛코리아에서도 CFO 겸 CDO(최고개발책임자),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이제훈 사장이 ‘치킨에 진심’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치킨업계에서는 골목상권 침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2010년 롯데마트는 5000원짜리 ‘통큰치킨’을 선보였다가 골목상권 침해라는 소상공인들의 뭇매를 맞고 일주일 만에 판매를 접어야 했다. 반면 소비자들은 환영하는 모양새다. 교촌·BBQ·BHC 등의 프랜차이즈 치킨의 경우 배달 주문 시 배달비를 포함해 2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치킨값이 3만원 시대인 요즘 가격 부담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치킨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치킨은 전국민이 편하게 즐기는 국민 음식인데 최근 높아진 물가 때문에 편히 먹을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유명 맛집 등 치킨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최적의 조리 시간, 공정법, 소스 개발을 위해 직접 계육을 조리하며 끊임없는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