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學)·연(硏)·산(産)·관(官)이 협력해서 푸드테크 산업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래산업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한국푸드테크협의회(이하 협의회) 공동 회장인 이기원 서울대 교수(푸드테크학과장)는 IT조선과 만나 학·연·산·관이 협력해 푸드테크 산업이 우리나라의 대표 미래산업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푸드테크협의회 공동 회장인 이기원 서울대 교수 / 이윤정 기자
한국푸드테크협의회 공동 회장인 이기원 서울대 교수 / 이윤정 기자
협의회는 올해 6월 출범했다. 이기원 서울대 교수와 안병익 식신 대표, 김민수 더맘마 대표가 공동 회장을 맡았다. 협의회는 8월 중에 총회를 연다. 협의회는 분과를 만들어 연말까지 1000개쯤 관련 기업 등이 참여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전문성과 혁신성을 더해 푸드테크 산업 발전 방안을 마련해 정진한다는 방침이다.

"푸드테크 산업은 창발 산업이다."

이기원 교수는 푸드테크 산업은 창발 산업이라고 강조한다. 남들이 모르거나 하지 아니한 것을 처음으로 또는 새롭게 이뤄낸다는 창발의 뜻처럼, 푸드테크 산업은 기술로 새로운 회사를,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얘기다. 비식품 분야의 테크 기업이 식품 분야에 진출하는 것도, 새로운 기술 이해도가 없는 식품 분야 기업이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것도, 이종산업간 융복합도 이뤄진다.

이러한 배경에는 식품을 대하는 소비자의 변화도 한몫한다. 소비자들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식품’보다 ‘내게 필요한 맞춤식’을 원한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그리고 편하게 제공받고 싶어 한다. 기존 식품 기업이 좋은 식품을 만들어 소비하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해야 하는 이유이고, 비식품 분야의 대기업 또는 테크 기업들이 성장성 있는 시장으로 푸드테크 분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 교수는 기존의 식품 기업들은 ▲전문성▲혁신성▲다양성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앞으로는 네이버와 같이 식품 분야를 다루지 않았던 기업, 또는 테크기업, 기존의 식품 기업이 만든 벤처 등이 5경쯤으로 전망하는 푸드테크 세계 시장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기술의 패러다임도 인재상도 바뀌었다."

이기원 교수는 쿠팡과 마켓컬리를 예로 들며, 이들의 기업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쿠팡과 마켓컬리의 기업가치는 전통적인 제조업을 대표하는 대기업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식품을 소비하는 요즘 트렌드는 어떠한가. 디지털로 주문하고, 식품의 소재도, 생산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개인의 맞춤형 소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중요성도 부각된다. 식품 분야의 대표 기업들과 실적은 비교할 수 없겠지만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가 높다는 점에서 시장의 평가를 냉정하게 생각해야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푸드테크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 인재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남이 하지 않은 일을 최초로 시작해서 최고가 되는 것은 결국 사람이 중요한 대목이다.

생산자 중심이었던 식품 산업이 변화,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제공하고 그 기술을 활용해서 비즈니스를 만들려는 인재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관심도, 새로운 인재를 배출할 교육 기관의 노력도 필요하다. 이 교수가 협의회 발족과 더불어 학·연·산·관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도 그런 이유다.

식품 산업은 식품업, 제조업, 유통, 농수축산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관광 등을 연관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600조원, 세계 시장 규모는 5경쯤으로 전망한다. 세계 시장 규모에 비하면 국내 시장 규모는 미비하다. 대한민국의 대표산업으로서 푸드테크 산업이 성장함과 동시에 세계 시장에서도 그 입지를 넓혀가기를 기대한다.

이기원 교수는 "푸드 테크는 IT, 혹은 바이오,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하고 있다"며 "서울의 테헤란 거리가 푸드테크 기업들이 즐비한 곳이 되기를 바란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