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우리‧신한은행에 대한 현장검사와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한 자체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상 외환송금 의심거래 규모가 총 65억4000만달러(약 8조5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감원은 12일까지 우리·신한은행에서 확인한 이상 외화송금 거래규모(잠정)가 26개사(중복 제외 시 23개사), 총 33억9000만달러(약 4조43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7일 중간발표 대비 2000만달러(약 261억9000만원) 증가한 수치다.

금감원은 "해당 업체에 대해서는 관세청 등 유관기관이 업무에 참고하도록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이상 외화송금 거래규모를 점검한 결과에서는 이상 외환송금 의심거래가 53개사(중복 제외 시 46개사), 31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전체 의심거래는 총 65개사, 65억4000만달러(약 8조56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시중은행들은 자체점검 결과 의심거래 유형을 ▲가상자산 연계의심 ▲업체 실재성 의심 ▲제3자 지급 미신고 ▲기타 이상거래 의심 등 총 4가지로 파악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연계계좌를 운영하는 신한은행, 전북은행, NH농협은행, 케이뱅크에서 입금 거래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타업체와 대표가 동일하거나 사무실·일부 직원이 중복되는 등 실재성이 의심되는 거래가 파악됐다. 거래당사자 외 제3자 송금 시 한국은행의 신고의무(외국환거래법 제16조) 위반사항도 적발됐다. 또한 업체 업력과 규모 대비 대규모 송금으로 불법이 의심되거나 수사기관이 계좌조회를 요청한 경우도 있었다.

금감원은 우리‧신한은행에 대한 검사를 오는 19일 완료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상 외환송금 의심거래가 파악된 다른 은행에 대해서도 추가 검사 등을 실시하겠다"며 "검사결과 확인된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