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기업 실적 개선으로 그룹 오너와 전문경영인 보수가 늘었다.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SK 계열사가 삼성전자, LG그룹 계열보다 전반적으로 많은 보수를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총수 중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00억원이 넘는 보수를 챙겼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계열사 주요 경영진들은 제조업계 중 가장 많은 보수를 수령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미래기술위원)이 96억2900만원,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부회장) 87억5900만원,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84억2400만원으로 모두 80억원대 이상을 상반기에 지급받았다.

왼쪽부터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미래기술위원)·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회장)·신학철 LG화학 대표(부회장) / 각사
왼쪽부터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미래기술위원)·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회장)·신학철 LG화학 대표(부회장) / 각사
박성욱 부회장은 급여와 상여금은 총 12억원쯤이지만 스톡옵션을 행사한 이익이 84억2600만원에 달했다. 박정호 부회장은 SK하이닉스에서만 전체 보수의 절반 이상인 44억7500만원 규모 상여금(자사주 1만5933주 포함)을 받았고, 나머지를 SK텔레콤과 SK스퀘어에서 수령했다. 이석희 사장은 자회사인 솔리다임 의장으로 이동하면서 퇴직금으로만 46억7300만원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를 지낸 김기남 종합기술원장(회장)이 32억6400만원으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권오현 고문과 윤부근 고문이 각각 31억2200만원, 26억1400만원을 각각 챙겼다. 김현석·고동진 고문도 각각 20억7800만원, 26억1200만원을 수령했다.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은 정해진 급여와 상여 규정에 따라 20억7200만원을 받았고,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은 9억9000만원을 수령했다.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17억2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신학철 LG화학 대표(부회장)는 올해 상반기 보수로 32억5300만원을 수령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26억4300만원을 받았다. 권봉석 LG 부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17억7700만원,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10억원이다.

DL케미칼로 이직한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고문은 퇴직 소득 42억1800만원을 포함해 61억6900만원을 수령했다. 권순황 전 LG전자 사장은 퇴직소득 35억2700만원을 포함해 올해 상반기 42억8400만원을 받았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각사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각사
주요 대기업 그룹 총수 중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위에 올랐다.

신 회장은 올해 상반기 롯데지주와 6개 계열사에서 총 102억8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2021년 상반기 때 받은 79억7200만원과 비교해 20억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롯데지주에서는 2021년 한 해 동안 받았던 보수(35억170만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수령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에 71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아 2위에 올랐다.

LG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구 회장은 상반기에 급여(기본급 및 역할급) 22억8800만원, 상여 48억5100만원 등 총 71억3900만원을 수령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주식회사 한화 18억100만원, 한화솔루션 18억원, 한화건설 18억원 등 54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LX홀딩스에서 43억2600만원, LX세미콘 11억7100만원 등 총 54억9700만원을 수령했다.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은 42억6200만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35억3500만원을 받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계열사로부터 32억5000만원의 보수를 받았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24억79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주식회사에서 올해 상반기 17억5000만원을 지급받았다.

최 회장은 2021년에 이어 SK하이닉스에서는 상여를 받지 않기로 했다. 급여는 매달 지급됐지만, 공시 대상이 아니어서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에도 보수를 받지 않았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