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해봤자… ‘兆단위 매입비 급등’ 삼성·하이닉스·LG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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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18 06:00
반도체·전자 업계가 제조원가 부담이 커져 올해 상반기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의 상반기 원재료 매입 비용은 2021년 대비 총 16조 8000억원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완제품 수요 둔화 여파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재고 자산은 늘었고, R&D 투자는 감소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 삼성전자
17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2년 상반기 원재료 매입액으로 58조 521억원을 썼다. 2021년 상반기(46조 6000억원)보다 24.6% 증가한 11조 4000억원쯤을 더 투입한 것이다. 이는 올해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인 9조 9800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특히 퀄컴, 미디어텍 등에서 공급받는 모바일AP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58%쯤 상승했다. 매입액은 지난해 상반기 2조 4679억원에서 올해 4조 4944억원으로 82.1% 증가했다. DS부문 주요 원재료인 반도체 웨이퍼 가격도 전년 대비 4% 상승했고, 삼성디스플레이의 FPCA 가격은 19%쯤 올랐다.

DX부문의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45%쯤 하락하며 숨통이 트였다. 2022년 상반기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액은 3조 6657억원으로 2021년 상반기(4조 5277억원)보다 19% 감소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DDR5 D램 기반 첫 CXL 메모리 샘플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웨이퍼, PCB 등 반도체 부문 원재료 투입액이 6조 1408억원으로 2021년 상반기(4조 2540억원)보다 44.4% 늘었다. 1년 새 2조원 가까이 원재료 비용이 늘어난 셈이다.

LG전자도 올해 상반기 원재료 매입액이 20조 6590억원으로 2021년 상반기(16조 1599억원)보다 27.8% 증가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의 원재료 매입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5.7% 늘어난 7조 4692억원을 기록했다. TV 부문인 HE사업본부와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는 2021년 상반기 대비 각각 18.3%, 3.3% 매입액이 늘었다.

전자업계의 원재료 매입액이 급증한 반면 가전·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의 수요 둔화 여파로 각사의 재고자산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기준 재고 자산은 52조 922억원으로 2021년 상반기(33조 5923억원) 대비 55.1% 늘었다. LG전자의 완제품 재고 자산도 5조 410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조 6534억원)보다 16.3% 증가했다.

LG 올레드 오브제컬렉션 포제(Posé)가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며 배치돼 있는 연출 이미지 / LG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1년 대비 하락했고, LG전자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각사의 매출은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지만 원재료, 물류비 증가로 인한 수익 악화를 겪으면서 연구개발비를 늘릴 여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의 R&D 투자는 2018년 상반기 8조 7844억원에서 올해 12조 1779억원으로 매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지속 증가 중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7.9%로 지난해 8.5%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SK하이닉스의 상반기 매출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9.3%로 지난해(10.7%)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LG전자 매출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4.9%로 2021년 상반기(4.8%) 대비 소폭 올랐다.

상반기 수요 둔화를 맞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응은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만 3조 3604억원을 판촉활동으로 지출하며 프로모션을 강화했다. 판촉비용은 2021년보다 17.2% 늘었다.

반면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판촉비로 2096억 9300만원을 사용해 2021년 동기보다 13.9% 줄였다.

반도체·전자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기업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었다"며 "하반기에도 수요 둔화로 인해 원가 부담을 제품가에 반영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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