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신원증명(DID) 기술로 모바일 신분증 시대를 열었던 이통사가 디지털혁신공유대학 모바일 학생증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학생증은 교육부가 대학·학과별로 고정된 정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기술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운영하는 디지털혁신공유대학 학생이 쓸 수 있는 증명서다.

디지털혁신공유대학 학생은 서울대, 중앙대 등 46개 대학에서 자유롭게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강의를 듣기 위해서는 온라인 행정시스템에 로그인해야 하는데, SK텔레콤이 이니셜을 통해 선보인 디지털혁신공유대학 모바일 학생증은 접속 절차를 간소화 하도록 돕는다. 한 번만 인증을 받으면 QR코드 스캔 방식으로 타 대학 시스템 접속이 가능하다.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도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KT 고객은 당분간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IT조선 취재 결과 KT는 경쟁사와 달리 연내 상용화 하겠다는 큰 틀만 잡은 수준이다. 이통3사는 본인 인증 서비스를 위해 ‘패스’ 앱을 공동 개발하는 등 모바일 신원 인증 관련 협업을 진행해 왔지만, DID 분야에서는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17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자사 블록체인 기반 DID 서비스 ‘이니셜’에 디지털혁신공유대학 모바일 학생증 서비스를 개시했다. SK텔레콤 외에 LG유플러스도 상용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패스앱 모바일 운전면허증으로 KT 통신서비스에 가입하는 모습 연출 사진./ KT
패스앱 모바일 운전면허증으로 KT 통신서비스에 가입하는 모습 연출 사진./ KT
이통3사는 본인 인증 애플리케이션(앱) ‘패스’를 공동 개발해 사용 중이다. 기존에는 온라인 상에서 고객 본인인증이 필요할 때마다 문자메시지 방식을 이용했지만, 패스 앱을 상용화한 후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패스 앱은 2020년부터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도 제공했다. 디지털 공인 신분증이 처음 상용화된 사례였다. 이후 SK텔레콤은 패스 앱에 블록체인 기반 DID 서비스 이니셜을 추가해 공신력을 높였다.

SK텔레콤 고객은 패스 앱을 통해 주민등록표등·초본, 건축물대장 등 정부 전자문서지갑 전자증명서 56종을 발급·조회·제출할 수 있다. 이통3사 중 블록체인 기반 DID 서비스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SK텔레콤이 최근에는 모바일 학생증 서비스 트렌드도 주도한다.

모바일 학생증 서비스는 일반 대학의 학생증과 다르다. 모바일 학생증은 디지털 혁신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부가 추진하는 준비한 디지털혁신공유대학 활성화에 크게 기여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교육부 관계자는 "디지털혁신공유대학 참여 학교 중에서도 7개 대학이 서로의 교육과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온라인으로 성적, 진도, 출석 등을 관리하도록 돕는 시스템)를 만들었고, 아직 7개 대학이 시범적으로 참여했지만 점차 확산될 계획이다"며 "이 안에서 모바일 학생증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며 학생들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다"고 평가했다.

이통3사는 패스 앱을 통해 공동으로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를 시작한 전례가 있지만, 모바일 학생증 서비스에는 KT가 합류하지 않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가입한 학생들은 모바일 학생증 서비스를 이용해 간편하게 디지털혁신공유대학을 이용할 수 있지만, KT 고객은 불편함을 안고 가야한다.

KT 관계자는 모바일 학생증 서비스 준비와 관련한 질문에 "DID 관련한 기술 개발을 계속 하고 있으며, 적용할 수 있는 분야를 계속 테스트 중이다"면서도 "모바일 학생증 서비스를 출시할지 여부와 관련해 연내 출시할 것이며, 방식 등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