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人] 폴더블폰 골칫거리 '접합부'…홍성우 생기원 박사의 '해법'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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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19 06:00
한국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을 석권했지만,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부분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일반적인 유리는 접으면 깨지고, 일반 투명 필름을 쓰게 되면 반복적으로 접었다 폈다 할 때 디스플레이 피로도가 누적된다. 이는 크랙을 유발하는 등 문제를 야기한다.

홍성우 한국생산기술원 연구팀은 최근 불소계 폴리이미드를 활용한 광학필름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되는 성과를 냈다. 폴더블폰 제품에 실제 적용만 된다면, 기존 폴더블폰에서 문제가 됐던 크랙 등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홍 박사의 개발 제품이 실제 단말기에 적용만 된다면, 국가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불소계 폴리이미드 기반 광학필름 개발한 홍성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 / 한국생산기술연구소
홍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필름은 기존 유리 기반 소재의 광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굴곡 신뢰성을 갖춘 고강도 투명 유연 광학필름이다. 연구를 주도한 홍성우 박사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의 핵심 소재이자 국산화가 시급한 소재라는 점에서 불소계 폴리이미드에 주목했다"며 "확보한 성과를 바탕으로 롤러블·웨어러블·스트레처블 등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소재 개발에 매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IT조선은 홍성우 박사를 직접 만나 그의 광학필름 개발 과정과 앞으로의 의지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ㅡ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청정기술연구소 친환경융합소재연구부문 소속 홍성우 수석연구원이다. 주요 연구 분야 중 하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및 전자 기기에 적용 가능한 기능성 기판, 필름, 코팅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다.

ㅡ광학필름 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플렉시블 제품군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흥미를 가졌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3년 반 일하는 동안 광학필름 개발 분야에 투입이 됐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매력을 느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기판이나 필름코팅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플렉시블 제품군을 최초로 만들어야겠다는 로망이 있었고 실제 내가 개발한 필름이 적용된 제품이 나온다면 뿌듯하고 보람될 것이란 생각이 있었다.

ㅡ폴리이미드 소재를 택한 이유가 있나.
폴리이미드(Polyimide)는 대표적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전하이동복합체(Charge Transfer Complex, CTC)라는 독특한 구조를 형성한다. 따라서 범용 플라스틱이나 일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보다 기계적 물성이 탁월하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유연 광학필름은 범용 플라스틱보다 뛰어난 물성과 특성을 가지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제조해야 하기 때문에 폴리이미드가 적합한 소재가 될 수 있다.

ㅡ불소계 폴리이미드가 뭔지 간략히 설명하자면.
탄화불소 그룹을 도입한 투명 폴리이미드는 불소 원자를 포함하고 있어 불소계 폴리이미드로 분류된다. 불소계 폴리이미드는 일본 3 대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의 핵심 소재다.

불소계 폴리이미드 기반 광학필름 개발을 위해 연구 중인 홍성우 박사의 모습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ㅡ개발 과정에서 가장 주목했던 점이 있다면.
휴대폰을 계속해서 접으면 디스플레이 안쪽에 압축력과 인장력이 그대로 쌓이게 된다. 일반적인 유리는 접으면 당연히 깨지고 일반 투명 필름을 쓰게 되면 반복적으로 접었다 폈다 할 때 피로도가 누적이 되면서 크랙이 생기거나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그걸 해결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봤다.

ㅡ유연하면서 투명하다는 게 불소계 폴리이미드 광학필름의 가장 큰 특징같은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앞서 말했듯 반복적으로 접었다 폈다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인 광학 신소재 중 하나가 바로 플라스틱 기반의 ‘유연 광학필름’이다. 이 소재는 복원력이 좋고 충격에 강하며, 연속 제막공정을 통해 얇은 필름 형태로 만들 수 있어 가볍고 유연한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하다. 하지만 낮은 파장대의 빛을 쉽게 흡수하는 CTC의 구조적 특성으로 필름이 노란색을 띠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ㅡ단점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었을 것 같은데.
CTC의 구조적 특성으로 필름이 노랗게 보이는 현상을 폴리이미드의 기계적 물성 및 광 특성 간 ‘트레이드 오프(Trade-Off)’라고 부른다. 노트북, TV, 폴더블 스마트폰을 비롯한 플렉시블(Flexible) 제품군 적용 시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혀 온 부분이다. 따라서 연구팀과 함께 CTC 제어를 통해 트레이드 오프를 극복했고 새로운 불소계 폴리이미드 개발에 성공했다.

ㅡ트레이드 오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했나.
먼저, 폴리이미드에 부피가 큰 탄화불소를 도입해 CTC로 인해 강력하게 결합돼 있는 폴리이미드 사슬 간의 물리적 거리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광 특성을 확보했다. 그런데 물리적 거리를 제어할수록 기계적 물성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폴리이미드 사슬 간 수소 결합과 금속 이온 결합 확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CTC의 상호작용력을 증폭시키면서 트레이드 오프 현상을 극복했다. 이로써 투명하면서 굴곡 신뢰성은 높은 광학필름이 탄생했다. 이정도로 기계적 특성과 광 특성을 모두 확보한 건 세계 최초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ㅡ굴곡 신뢰성이라는 말이 잘 와닿지 않는다. 탄성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되나.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이번에 개발한 광학필름은 굴곡 신뢰성이 높아 20만회 이상 접었다 폈다 해도 일체의 깨짐이나 갈라짐이나 주름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렇게 유연하고 다시 원래의 형질과 형태로 돌아오는 것이 굴곡 신뢰성의 개념이다. 우리 팀이 개발한 필름은 탄성계수 8㎬(파스칼(pa)=압력의 단위) 이상, 전체 투과율 90%, 황색지수 3 이하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논문 게재 후 지속적인 실험을 진행했는데 최근 실험한 광학필름은 12㎬ 이상의 탄성계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ㅡ폴더블폰 등에 구체적으로 접목될 가능성은.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본다. 일단 불소계 폴리이미드 필름은 기존 제조 공정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공정과정이 간단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내구성도 좋다. 사용감이나 내구성 비용 등을 따져봤을 때 불소계 폴리이미드 필름이 폴더블폰에 적용됐을 때 이점이 많다.

불소계 폴리이미드 기반 광학필름 개발한 홍성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 / 한국생산기술연구소
ㅡ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일본이 수출규제 품목을 너무 광범위하게 잡아놓은 경향이 있다. 그래서 소재나 공정기술, 원자재 등을 국산화하고 내재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현재 국내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가장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신축성까지 확보한 광학 필름을 개발하는 것이다. 스트레처블한 필름 개발인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도 열심히 연구 중이고 개발 중이다. 폴더블폰과 같은 소형기기 뿐만 아니라 TV나 웨어러블 기기, 의학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궁무진하게 활용되길 고대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uzzon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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