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권 후인 11월 빅 이벤트 개최가 예고된다. 삼성전자는 29년전 ‘삼성 신경영’을 선포했는데, 이를 잇는 대형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재계에서는 9월 추석 연휴 후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 절차가 이뤄지고, 이후 삼성전자가 그룹 컨트롤타워 신설과 지배구조 개편, 계열사 구조조정 등 과제 이행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24일 카카오톡, 블라인드 등 SNS 상에서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소문이 유포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9월 ‘삼성 신경영2(가칭)’를 발표할 예정이며, 전폭적인 조직 개편과 함께 폐지됐던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이 공식 조직으로 신설될 것이란 내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선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선DB
해당 내용에서는 1993년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빼고 다 바꿔라"며 신경영을 선포한 당시 보다 강도 높게 조직 개편을 진행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평소 11월에 진행하던 개편일정을 1개월 빠르게 진행해 2023년을 준비할 것이란 예상이다.

전 계열사 인력 감원과 그에 상응하는 신규채용 등 구조조정도 언급됐다. 내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를 위주로 13만명을 10만명 수준으로 감축,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외 OLED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5만명에서 4만5000명으로 감축, 삼성SDI도 20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나서는 등 고직급, 고연령 인력과 성과 저조 인력을 중심으로 감축에 나설 것이라고 나왔다.

삼성생명, 삼성화재가 서울 시청역 근처 태평로 사옥으로 이동하고, 삼성전자는 스탭조직부터 강남 서초사옥으로 복귀한다는 추측도 있었다. 수원 사업장에는 삼성SDS가 옮겨갈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월 15일(현지시각) 벨기에 루벤(Leuven)에 위치한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와 만나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는 모습 /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월 15일(현지시각) 벨기에 루벤(Leuven)에 위치한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와 만나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는 모습 / 삼성전자
미전실 부활을 앞두고 삼성전자가 각 계열사를 중심으로 미전실 합류인력을 구성 중이며, 기존 삼성 인력 외 각 계열사 전략과 타사 대관 멤버 중심 2배수 인력을 작성하고 있다는 소문도 담겼다.

삼성은 2017년에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전실을 폐지했다. 이후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이 사업 지원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각각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그룹 컨트롤타워 신설 방안을 지속 검토했지만 잠정 보류한 바 있다. 재계에선 삼성이 국정농단 사태로 해체한 미전실을 부활시킨다는 비판을 의식해 컨트롤타워 신설을 미루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내용에 대해 "근거없는 소문이며, 사실무근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에도 비슷한 내용을 담은 낭설이 퍼진 적이 많았던 만큼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현재 직원 수가 각각 13만명, 5만명으로 표기된 것도 사실이 아니다. 2022년 반기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 직원 수는 11만7900명이다. 이 중 2만명쯤의 삼성디스플레이 직원이 포함돼있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번 소문이 사실과 다를지라도 미전실 부활과 대규모 조직개편 등 큰틀에서 삼성전자의 변화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본다.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재계 한 고위급 관계자는 "삼성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는 최근 지속적으로 제기된 주장이며,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 시점에 따라 순차적으로 절차를 밟아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추석 전까지 중대 발표가 있을 가능성은 없지만, 이 부회장 복권 이후로 연내 삼성 전 계열사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란 분위기는 사내에서도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