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車업계 임단협 분위기…홀로 남은 GM, 추석 전 타결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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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31 06:00
국내 완성차업계의 임단협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고 있다. 완성차업계 맏형인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 냈고, 르노코리아자동차(이하 르노코리아)와 기아까지 파업없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다만, 한국GM 노사의 경우 추석 전 임단협을 타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올해 임단협을 무분규로 타결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전 조합원 4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투표에 참여한 3만9125명 중 2만24225명이 찬성표를 던져 61.9%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를 통해 현대차 노사는 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 기록을 세우게 됐다.

현대차 노사의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4.3% 인상(9만8000원·호봉승급분 포함) ▲경영성과급 200%+400만원▲품질향상 격려금 150만원 ▲하반기 목표달성 격려금 100%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또 현대차 노사는 국내에 현대차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한다는 내용이 담긴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마련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노조 2022 잠정합의한 찬반투표 개표. / 현대자동차 노조
노동계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현대차 노조가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하자 국내 완성차업계의 하투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금속노조 산하 최대 조직인 현대차 노조의 행보가 완성차 노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르노코리아 노조 역시 올해 무분규 타결에 성큼 다가섰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27일 임단협 7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당초 사측이 ‘임단협 다년 합의'를 조건으로 제시해 난항을 빚었으나 이를 철회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르노코리아 임단협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6만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 ▲비즈포인트 20만원 ▲휴가비 인상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노조의 임금피크제 및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해서는 결과를 감안해 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르노코리아 노사의 잠정합의안은 설명회 이후 31일 사원 총투표에 붙여질 예정이다.

예상외로 협상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아 노사도 30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앞서 기아 노조는 쟁의행위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해 89.4%의 찬성을 얻었으며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내 합법적 파업권을 얻은 바 있다.
이번에 도출한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9만8000원(호봉승급분 포함) ▲경영성과금200%+400만원 ▲생산·판매목표 달성 격려금 100% ▲품질브랜드 향상 특별 격려금 150만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수당 인상을 위한 재원 마련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무상주 49주 지급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기아 노사는 ‘국내 공장(오토랜드)이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등 미래차 신사업 핵심 거점으로 거듭나도록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의 ‘미래 변화 관련 합의’를 체결했다. 아울러 ‘미래변화TFT’를 신설해 자동차산업 미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종업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기아와 르노코리아까지 추석 전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눈앞에 둔 가운데 완성차업계의 시선은 한국GM으로 쏠리고 있다. 다만 한국GM 노사의 추석 전 임단협 타결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지배적이다.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14만2300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 성과급 지급 ▲국내 전기차 생산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한국GM 노조는 연내 폐쇄될 것으로 전망되는 부평2공장에 전기차 생산 설비 구축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2014년부터 8년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누적적자가 5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인상 및 성과급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2025년까지 글로벌 GM의 전기차 10개 모델을 국내에 들여와 출시할 계획을 세운 상태라서 전기차 생산 설비 구축을 위한 투자가 어렵다고 피력하고 있다.

한국GM 부평공장. / 한국GM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하 IRA)으로 인해 한국GM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만 세금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한국GM 노조는 임단협 결렬을 선언했으며 조합원 찬반투표 및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을 통해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아가 현대차와 비슷한 제시안을 노조 쪽에 전달했다"며 "현대차와 차이가 없는 제시안이기 때문에 노조 쪽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GM의 상황은 다르다"며 "임금인상 등과 관련한 이견도 크지만 전기차 생산 시설 유치가 핵심 쟁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으면 생존 위기가 올 것이라는 것이 노조의 생각이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임단협 타결이 어려울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예전에는 추석 전에 임단협이 타결된다는 것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최근 자동차 산업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올해의 경우 반도체 수급난, 환율, IRA까지 악재가 많아 노조도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임단협 갈등을 빨리 해결하고 자동차를 팔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노사에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며 "노조도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와 비슷한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에 기아 노사도 추석 전에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면서 "다만 한국GM은 추석 전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GM 노사의 가장 큰 쟁점은 전기차 생산이다"며 "IRA로 인해 GM도 전기차 생산을 미국으로 돌려야 한다. 노조는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임단협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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