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식품·유통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폐기물과 온라인 플랫폼 적자 등의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IT조선은 30일 온라인 유통산업과 e커머스의 흐름을 짚어보는 ‘뉴커머스 2022 웨비나’ 온라인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MZ세대를 겨냥한 e커머스 전략’을 주제로 진행됐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와 한국유통학회가 후원했으며, ‘테크잼 연구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콘퍼런스 마지막 순서로는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 주제는 ‘온라인 식품유통산업의 구조변화와 푸드테크’로 좌장은 이동일 세종대 교수가 맡았다. 패널로는 양석준 상명대 교수, 윤지현 서울대 교수, 허은솔 식신 트윈코리아 부문대표가 참여했다. 이번 패널 토론은 격월로 진행하는 한국온라인유통산업 웨비나 4회차를 갈음했다.

(왼쪽부터)이동일 세종대 교수, 윤지현 서울대 교수, 양석준 상명대 교수, 허은솔 식신 트윈코리아 부문대표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테크잼연구소
(왼쪽부터)이동일 세종대 교수, 윤지현 서울대 교수, 양석준 상명대 교수, 허은솔 식신 트윈코리아 부문대표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테크잼연구소
토론은 크게 ▲온라인 기술 도입에 따른 식품·유통 구조의 변화 ▲푸드테크 성장 사례 ▲온라인 식품·유통 분야의 도전 과제 ▲온라인 식품·유통시장 전망 등 네 가지 섹션으로 진행됐다.

먼저 양석준 교수는 온라인 유통시장이 커지면서 민간 유통구조가 고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새로운 B2C 직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농민들이 직접 소비자와 거래하는 경우도 있지만, 온라인을 통해서도 셀러가 농민들의 상품을 직접 판매해준다"며 "이전에는 농산물을 판매할 때 상품에 대한 표준화·규격화가 필요했는데, 온라인에서는 그런 것들이 상관 없어졌다"고 말했다.

또 "기존에는 전통 도매시장을 거쳐서 거래했지만 직접 식자재를 납품받는 업체들이 늘어났고, 산지와 거래하는 비중이 늘어났다"면서 "대기업들이 직접 농사를 지어 농작물을 판매하거나 계약 재배를 통해 직접적인 유통을 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지현 교수는 "식품 산업적으로 보면,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유통시장이 성장하고 가정간편식 수요도 증가하면서 가정간편식이나 밀키트 등에 대한 규정이 생겼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해외직구 시장도 변화했다. 특히 11번가를 통해 아마존 상품들이 유입되면서 저가 건강기능식품들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허은솔 대표는 "국내에서는 푸드테크 산업 시장이 큰 성장을 이뤘다. 유통에서는 신선식품, 농수산물 직거래, 온라인쇼핑, 배달 플랫폼, 온라인 식당 예약, 할인 쿠폰 중개 서비스, 맞춤 영양 서비스 등이 모두 푸드테크 분야에 포함된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주문·배송·결제 등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자들을 푸드테크 성장 사례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허 대표는 "대표적으로 MZ세대들에게 인기 많은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쿠캣이다"며 "MZ세대의 푸드 트렌드를 분석해 개발하고 오프라인 판매가도 온라인과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기존에 도매 유통을 하던 농가는 고령화가 심하기 때문에 쿠팡 등에서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대신 청년들에게 셀러로 위탁 판매를 하게 하면서 농산물 유통 비용을 낮추고, 청년들에게는 셀러로서의 창업 기회를 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향후, 온라인 식품·유통 분야에 대한 도전 과제로는 온라인 유통을 통한 폐기물 처리, 배달 노동자들의 인권, 온라인 플랫폼의 적자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윤 교수는 "온라인 유통이 활성화되면서 과다 포장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식생활 계획을 세우고 여러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식품 시장의 발전과 지속가능한 소비 시장을 함께 모색해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배달 노동자들의 인권이나 생활의 질도 문제로 뜨고 있다. 최근 동물 복지 등 가치 소비 같은 것들이 MZ세대의 화두가 됐는데, 환경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공정성, 가치 추구 등에 대해서도 산업계 전반적으로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컬리와 같은 기업들은 지난 2년간 급격하게 성장했지만 동시에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기업의 수익구조를 어떻게 개편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ESG 경영 차원에서도 포장재 문제 등 친환경 차원의 푸드테크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또 도매업계가 디지털 전환이 가장 느리지만, 빅데이터 기반의 시세 예측 등 AI 서비스가 발전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향후 온라인 식품·유통시장 전망에 대해 ▲고령자 맞춤 온라인 식품·유통 플랫폼 ▲농민-청년을 잇는 유통구조 ▲메타버스를 통한 유통 채널 등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봤다.

윤 교수는 "일본의 경우 4~5년 전부터 온라인 유통만 활성화됨에 따라 식품 사각지대에 놓인 고령자들은 생존권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며 "적정 기술을 기반으로 온라인 식품 구매 유통 플랫폼이 고령자 맞춤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도매시장에서는 고령 농민들과 청년을 이어주는 유통구조를 통해 농민과 청년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허 대표는 "메타버스 가상 상점을 통해 아바타로 밀키트를 구매한다든가 레시피 체험, 할인쿠폰 증정 등을 할 수 있게 한다면 보다 재밌는 유통 채널이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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