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배터리 1위 탈환' 각오 무색… 中 CATL 20%p 더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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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31 06:00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CEO)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 탈환 전략이 지지부진하다. 권 부회장은 올해 1월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폭풍 성장한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에 내준 1위를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기대와 달리 CATL과 점유율은 더 큰 격차로 벌어졌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배터리 시장 분석 자료를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6월 누적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4.4%로 CATL(34.8%)에 20.4%포인트 뒤진 2위를 차지했다. 2021년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이 23.8%, CATL이 28.6%로 4.8%포인트의 근소한 격차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LG에너지솔루션 리튬이온 폴리머 / LG에너지솔루션
이는 CATL이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성장세를 지속하고, K배터리 텃밭인 유럽에서도 영역을 야금야금 확대하고 있어서다.

실제 중국 정부가 올해도 강력한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추진한 결과 2022년 상반기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 동기(111만9000대)보다 120%쯤 늘어난 247만4000대로 증가했다.

CATL은 내수를 넘어 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CATL이 최근 발표한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해외 배터리 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CATL은 여세를 몰아 헝가리 데브르텐에 연간 생산용량 10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신규 공장은 CATL의 두 번째 유럽 공장으로, 유럽 최대 공장으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연간 생산 규모 70GWh)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총 투자액은 73억유로(10조원)에 달한다.

CATL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모형 / CATL
하지만 일발역전의 기회는 남아있다는 게 배터리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산 배터리가 파고들 틈이 없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기 때문이다.

배터리3사는 일찌감치 미국에서 생산시설을 갖출 준비를 마쳤다. 2025년 발효될 신북미자유협정(USMCA)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USMCA는 자동차 핵심 부품 75% 이상이 미국에서 생산돼야 무관세 혜택이 적용되는 것이 골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를 배제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을 서명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IRA는 일정 요건을 갖춘 전기차에 한해 중고차는 최대 4000달러, 신차는 최대 7500달러의 세액 공제를 해주는 내용이 담겼다.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북미에서 차량을 조립해야 할뿐 아니라, 2023년 1월부터는 일정 비율 이상 미국 등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해야 하는 등 추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미국 진출을 눈앞에 둔 CATL의 계획은 틀어졌다. 올 초 미국 내 여러 부지를 탐색하며 첫 배터리 공장을 짓는 야심찬 계획이 있었지만 CATL은 최근 투자 계획을 보류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제1 배터리 공장 ‘얼티엄 셀즈’ / LG에너지솔루션
신흥 시장인 미국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해 CATL과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LG에너지솔루션의 전략이 현실화 할 수 있는 셈이다. 권 부회장이 1월 간담회에서 배터리 시장 1위 탈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이유다.

권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식재산권(IP) 측면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그 결과 CATL과 달리 다양한 글로벌 고객군을 보유하고 있다"며 "생산기지도 유럽과 미국, 중국 등 글로벌하게 갖춰진 것도 강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자국 배터리를 사용하는 정책에 따라 CATL이 어렵지 않게 매출을 늘렸다고 본다"며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유럽과 미국 쪽에도 고객을 확보해야 할 텐데 만만하진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이온 배터리 종주국인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도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7월 이스즈와 트럭 전동화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하면서 2023년부터 4년간 이스즈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6월에는 닛산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리야’에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납품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고객인 프랑스 르노그룹과 밀접한 관계가 닛산 공급망 진입의 교두보가 됐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장벽이 높은 일본 완성차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은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수주 경쟁력이 더욱 높이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테슬라에만 의존하지 않고 차량 특성에 맞는 요구사항을 들어주며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한 것이 LG에너지솔루션의 강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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