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메타버스,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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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9.01 06:00
국내 IT업계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메타버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다양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각 사가 추구하는 메타버스의 지향점은 달라 보인다. 네이버는 여러 플랫폼에서 다양한 노선을 취한 연방 형태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 생태계를 하나로 연결한다.

이처럼 네이버와 카카오의 메타버스 전략이 차이가 발생하는 건 이용자 기반이 다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글로벌 누적 이용자가 3억명에 달하는 제페토와 메신서 ‘라인’ 등을 통해 글로벌 이용자 기반을 확보했다. 반면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을 제외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강점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해외 이용자가 많은 카카오톡을 전면에 내세웠다. 네이버·카카오의 메타버스 전략을 살펴봤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가 ‘데뷰 2021’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아크버스를 소개하고 있다. / 네이버 데뷰 2021 갈무리
네이버 ‘서로 다른 메타버스’를 연방 형태로 모아

네이버 메타버스의 특징은 서비스별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현재 네이버는 제페토, 젭(ZEP), 아크버스 등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 운영하는데 이들 서비스는 ‘네이버’라는 이름으로 뭉친 서로 다른 서비스 연방국인 셈이다.

네이버 메타버스 서비스는 기술연구단체 ASF의 메타버스 분류로 봐도 다르다. 네이버 메타버스를 ASF 분류체계에 대입하면 제페토는 증강현실, 젭은 가상세계다. 아크버스는 거울세계로 분류된다. 또 제페토는 기업과 이용자 간 거래를 우선하고, 젭과 아크버스는 기업 간 거래에 힘을 줬다.

세부적으로 봐도 서비스 간 연관성이 없다. 제페토는 플랫폼 내 치장 아이템 거래가 주 수입원으로, 이용자 간 거래(C2C)가 기본이다. 치장 아이템은 기업이 제페토에 입점해 자신의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 사용된다. 이 둘이 융합돼 제페토가 입점 기업과 거래(B2B)하고, 입점 기업이 이용자와 거래(B2C)하는 B2B2C 구조로 발전했다.

젭은 제페토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이지만 제페토보다 B2B에 힘을 줬다. 젭은 채용·HR, 교육 등 기업 행사 장소로 활용된다. 올해 4월 22일에는 서울시가 젭에서 ‘지구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젭 관계자는 "젭과 제페토는 오프라인 경험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개념이다"라며 "확장성 측면에서도 젭은 스크립트 기능으로 유저가 직접 앱을 사고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크버스는 제페토·젭 같은 가상 플랫폼 형태가 아니다. 아크버스는 인공지능(AI)·로봇·클라우드 등 기술이 융합한 기술 생태계다. 네이버는 로봇 40대쯤이 돌아다니는 신사옥 ‘1784’에 아크버스 기술을 적용했다. 아크버스는 건물 내부를 로봇이 돌아다닐 수 있도록 현실세계 정보를 처리하는 등 스마트 빌딩, 스마트 시티 등의 서비스로 연계된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아크버스는 독립된 가상공간이 아니라 현실세계와 서로 연동되는 디지털 세계다"라며 "앞으로 많은 지방자치단체, 기업, 학계와의 협력을 통해 놀라운 성과를 계속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 유니버스를 소개하고 있다. / 카카오
카카오, 카톡 중심의 ‘올인원 유니버스’

카카오의 메타버스는 서비스 간 연관성이 적은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 공동체 서비스를 하나로 아우르는 형태다. 카카오는 자사 메타버스를 ‘카카오 유니버스’라고 부른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메신저 ‘카카오톡(카톡)’을 중심으로 카카오 계열사 서비스를 연동하는 전략을 취했다. 네이버에 비해 낮은 글로벌 약세를 카카오톡을 통해 카카오 유니버스 구축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카카오의 이 같은 전략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나마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있는 콘텐츠 서비스를 카톡을 통해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 서비스 근간인 카톡 글로벌 이용자 수는 국내 이용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카카오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카톡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750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MAU는 5330만2000명이다.

카카오는 오픈채팅에 이용자가 관심사 기반으로 모인 점에 주목했다. 카카오는 오픈채팅을 비지인 간 소통 수단 ‘오픈링크’로 강화할 계획이다. 글로벌 이용자를 모으는 역할로 오픈채팅을 전면에 내세운 배경이다. 오픈링크는 카톡의 메신저 기능과 분리해 별도 앱으로 출시 예정이다.

카카오는 "유명 셰프가 운영하는 카카오브런치에 방문한 이용자가 오픈링크를 눌러 음식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맛집 투어 같은 이벤트를 함께 할 수 있다"며 "한국 웹툰을 좋아하는 외국인은 카카오웹툰 내 오픈링크에 들어와 국내 팬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카카오 유니버스는 ASF 분류체계상 ‘라이프로깅’ 메타버스로 보인다. 라이프로깅 메타버스의 대표사례는 자신의 일상을 온라인에 기록하는 SNS가 꼽힌다.

카카오톡을 활용한 글로벌 이용자와 소통은 공동체 내 기술 계열사가 맡는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번역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카카오브레인의 언어모델 및 여러 기술과 결합해 번역 품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카오 유니버스에 콘텐츠 창작자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익모델도 접목한다. B2C2C 구조를 체계화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오픈채팅에 추가된 송금 서비스가 오픈링크 수익모델 근간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오픈채팅 방장이 구독을 통해 정보 수익을 창출하고, 브런치에 글을 쓰는 창작자도 콘텐츠로 수익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아바타로 접속하는 메타버스 공간도 개발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넵튠이 주도하고 있다. 텝튠은 아바타 중심 메타버스 ‘컬러버스’를 만들고 있다. 컬러버스는 블록체인을 접목해 가상경제 시스템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 컬러버스는 카카오톡과 연계해 별도 앱 설치 없이 가상공간에 진입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는 카카오 공동체의 서비스나 플랫폼이 모두 카카오 유니버스에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가 강점을 가진 부분부터 메타버스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라며 "카카오나 넵튠이 각각 사업을 전개하다 보면 결국 메타버스라는 공간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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