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스펙말고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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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9.05 07:19
"이력이 없는데 어떻게 이력서를 쓸까요?"

얼마 전 개발자를 위한 취업플랫폼 점핏에서 개최한 북콘서트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강연에 나선 박재호 레인보우브레인 CTO는 "기업들의 개발자 채용 수요가 늘었지만, 그만큼 기업들이 요구하는 개발자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졌다"며 "그렇다고 이력서에 모르는 것을 아는 체 적거나, 자격증 자랑을 하지 말라고도 조언한다. 남들과 차별화를 어디에 둘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포털에서 파이썬 도서만 검색해도 800권쯤이 나올 정도로 과거보다 정보가 넘쳐난다.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인프라는 충분하다는 얘기다. 박 CTO는 "중요한 것은 무한경쟁 시대에 현재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목표까지 방향을 계산해서 방황하지 않고 목적지로 가기를 바란다"고 개발자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응원했다.

개발자 취업을 원하는 이들도, 채용을 하려는 기업도 무한경쟁이다. 취업을 원하는 이들만큼이나 우수한 인재를 뽑으려는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그런 가운데, 기초역량은 갖췄는지, 개발자로서 능력을 발휘할 사람인지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역량인증시험도 나왔다.

임성수 그렙 대표는 "대학생들에게 취업은 중요한 관심사이지만, 소프트웨어 역량을 통해 사회에 큰 기여를 하기를 바란다"며 "지속적으로 성장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문제 해결의 세 가지 축으로 평가, 교육, 채용의 선순환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국, 유럽 등 소프트웨어 선전국은 이미 이런 평가 제도를 세웠다고도 덧붙였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으로 평가 과정이 필요했고, 코딩 테스트를 도입했다. 학생들이 코딩 역량이 부족한 것을 인식하면서 학습에 대한 요구도 이어졌다.

그동안 1500여개 기업이 이 회사의 코딩 테스트를 개발자 취업에 도입했고, ‘스펙으로 취업하겠다가 아니라 역량으로 취업하겠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고무적인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자부심을 갖는 변화의 시작이다.

최근 카카오는 ‘2023 신입 개발자’를 공개 채용 한다고 밝혔다. 채용 전형은 1, 2차 온라인 코딩 테스트와 인터뷰다. 이 회사는 2017년부터 지원서에 학력, 전공, 나이, 성별 등의 정보를 받지 않는다.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우수한 개발자를 선발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스펙이 아닌 능력을 검증하고 개발 역량과 업무 적합성을 집중적으로 고려한다는 얘기다.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개발자 채용 시장이 주춤하는 듯하지만, 우수한 개발자를 뽑으려는 기업의 갈증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고 양성하려는 다양한 고민의 툴을 비롯한 결과물이 등장하고 있다.

취업을 원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툴이 스펙을 위한 스펙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한편으로 채용을 원하는 기업들은 개발자 채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앞서 어떠한 개발자를 원하는지 질문을 던져보길 바란다.

이윤정 뉴비즈부장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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