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 우려에 위축됐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하반기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그룹을 스폰서로 둔 리츠도 줄줄이 상장을 예고하면서 시장이 활력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KRX 리츠 Top10 지수는 1004.03을 기록했다. 8월말 단기 고점 기록 후, 다소 하락하기는 했지만 지난 7월말 저점인 976.19에 비해서는 3.8%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 0.3%를 훨씬 웃돈다.

KRX 리츠 Top10 지수는 유가증권 시장 상장 리츠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NH올원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리츠코크렙, 코람코에너지리츠, 신한알파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SK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롯데리츠 등이 포함돼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오피스텔, 상가건물, 숙박용 건물 등 부동산 관련 자본에 투자한 뒤, 발생 수익에서 비용을 제외한 대부분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증시 약세 상황에서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어 투자처로 각광받는다.

대부분의 리츠에서 진행한 유상증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이 주가 상승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상반기 코람코에너지리츠와 신한알파리츠가 유상증자를 했고 최근에는 SK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등도 이름을 올렸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식 수량 증가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지만 리츠의 경우,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신규 자산을 편입한다. 이에 리츠의 자산 규모가 커지면 신용평가 등급 상향으로 조달금리도 낮아지고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 등 유리한 점이 많다.

지난 5월 말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이후로 멈춰있던 리츠 상장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KB스타리츠는 오는 6~7일 양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15~16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받는다. 다음 달 중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다.

KB스타리츠는 KB금융그룹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모 상장 리츠로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프라임급 오피스 노스갤럭시타워와 삼성전자 UK 빌딩을 자산으로 담고 있다. 연 7% 대의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1, 7월 반기배당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 우려가 적고 연 7%대 배당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다"며 "조달금리 상승 우려가 높아진 현재, IPO 시점에 제시한 배당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달성 전략할 수 있는 전략을 구축한 점이 가장 중요한 투자포인트"라고 설명했다.

KB스타리츠를 시작으로 상장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로지스밸리신한리츠, 인마크글로벌프라임, 다올물류리츠, 대신글로벌코어리츠, 롯데호텔리츠 등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생명보험사도 리츠 상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상반기 중 삼성생명이 스폰서인 리츠 상장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한화생명과 한화손보도 ‘한화리츠’ 상장을 위해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주관사는 KB증권이다. 국내 최초로 보험사가 스폰서로 참여하는 상장 리츠로 시장에서는 우량 오피스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형 금융그룹들은 보유 부동산의 유동화와 자금 마련도 중유하지만 극심한 디지털 경쟁 속에서 기존 고객들을 유지하기 위해 우량한 금융상품을 공급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해 상장리츠를 설립·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는 오랜 기간 양질의 오피스에 투자하고 보유해 왔으므로 상장리츠로 유동화시 국내 리츠 시장 성장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아 기자 j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