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e심이 상용화됐다. 휴대폰 하나에 2개의 번호를 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쉽게 이해하면 휴대폰에 카카오톡 앱 2개를 동시에 쓸 수 있는 셈이다.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는 이 방식으로 카카오톡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이 만든 아이폰에서는 동시에 2개의 카카오톡 앱을 쓸 수 없다. e심으로 카카오톡까지 일과 사생활을 분리할 수 있을 듯 하지만, 아이폰에서는 아직 불가능한 말이다.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가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혜택을 준 탓일까? IT조선 취재 결과, 기기 제조사인 애플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야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심 칩 그래픽 이미지/ iclickart
유심 칩 그래픽 이미지/ iclickart
11일 카카오 관계자는 "한 아이폰에서 구동할 수 있는 앱은 하나다"라며 "계정 정보가 다르다고 해서 2개의 앱을 동시에 실행시킬 수 없으며, 제조사의 서비스 지원 의지에 따른 조치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한 휴대전화에서 서로 다른 계정으로 로그인하려면, 제조사가 멀티앱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줘야 한다. 카카오톡앱 자체를 카카오가 수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갤럭시 스마트폰이 모든 앱의 중복 계정 접속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듀얼 메신저 기능을 통해 페이스북, 왓츠앱, 라인, 카카오톡, 페이스북메신저 등 일부 서비스의 듀얼 계정 로그인을 허용한다. 휴대폰에 설치한 모든 앱이 대상은 아니다.

갤럭시 스마트폰 설정에서 ‘듀얼 메신저’ 관련 메뉴에 접속한 모습 / 이인애 기자
갤럭시 스마트폰 설정에서 ‘듀얼 메신저’ 관련 메뉴에 접속한 모습 / 이인애 기자
애플은 아이폰에서의 듀얼 메신저 기능을 허용하지 않는다. 앞으로 지원할지 여부는 부정적이다.

애플 내부 정보에 대해 잘 알고있는 한 관계자는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 이슈로 듀얼 메신저를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e심이 상용화됐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애플 측의 카카오톡 듀얼 메신저 미지원을 이용자 차별로 볼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단말기 특성이기 때문에 이용자 차별 소지는 없다"고 말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