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집중호우와 태풍 힌남노로 인해 전국 곳곳에 침수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중고차 시장에 불법적으로 침수차가 유입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고차매매업계와 전문가들은 10가지만 알면 어느정도 침수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1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은 약 1만2000만대다. 또 이날 오전 10시 기준 태풍 힌남노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접수된 차량은 5887건이다. 힌남노로 인한 피해 접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피해 차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침수차들 / 서울 오토갤러리
침수차들 / 서울 오토갤러리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침수피해가 연달아 발생한 가운데 중고차 시장에 침수차가 유입돼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전손 차량의 경우 폐차를 해야한다. 분손차량은 침수 피해를 공지하고 판매가 할 수 있다.

문제는 침수차임을 속이고 판매하는 경우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보험 가입자 중 약 70%만이 자기차량손해 담보 특약(이하 자차)에 가입돼 있다. 자차보험으로 수리한 차량을 보험 이력이 기록돼 속일 수 없지만 자차에 가입되지 않은 30%의 차량이 침수피해가 고지되지 않은 채 판매될 우려가 있다.

중고차매매업계와 전문가들은 10가지 요령을 알고 있으면 침수차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우선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운영하는 ‘자동차365’에서 차량 정비 이력을 확인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를 통해 침수 여부 및 사고이력을 확인할 수 있지만 자차보험에 가입되지 않거나 차주가 보험처리를 하지 않은 경우는 침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자동차365에는 차량이 정비소에서 정비를 받은 이력이 모이기 때문에 보험 처리 여부와 관계없이 차량의 정비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등록증 확인도 필수적이다. 침수피해가 발생한 지역의 차량이 타 지역에서 판매될 경우 침수차임을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침수차가 유통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판매되는 차량 역시 침수차 의심을 해야 한다.

차량 내부 확인을 통해서도 침수차 판별이 가능하다. 우선 실내 냄새를 확인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곳은 정비할 수 있으나 냄새까지는 정비하기 어렵다. 실내에서 생선, 오징어 등의 냄새가 날 경우 침수차일 가능성이 있다.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봐 오염이 없는지, 매트를 거둬 바닥의 오염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차 문 틈에 모래 등 오염이 있는지 역시 확인해야 하는 사항 중 하나다.

엔진룸 내부에 작은 볼트 구멍들에 모래, 황토 등이 많이 쌓여 있다면 차량 침수를 의심해 봐야 한다. 엔진룸 내부, 즉 엔진룸 바디와 보닛 안쪽의 색이 노르스름한 것 역시 침수차일 가능성이 있다.

침수된 차량들 / 서울오토갤러리
침수된 차량들 / 서울오토갤러리
정비하기 어려운 전자제어장치, 바디제어모듈 등의 교체 여부 및 배선의 교환 여부도 침수차를 구별하는 방법 중 하나다. 이어 차량의 제조일자와 내부 부품의 제조일자를 대조해 보는 것도 침수 여부를 판별하는 방법이다.

아울러 당사자간 거래보다는 사업자와 거래를 통해 중고차를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중고차 매매사업장은 규제를 받지만 개인간의 거래는 규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침수차임을 속여서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 또 위장딜러가 개입해 당사자간 거래를 중개할 수도 있다.

침수차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면 자동차 매매계약할 때 특약을 삽입해야 한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침수차일 경우 환불 등의 내용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