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을 놓고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중국 BOE 등 3사가 물량 쟁탈전을 펼친다. 신작인 아이폰14 시리즈부터 초도물량 공급을 시작한 BOE의 기세가 등등하고, LG디스플레이 물량 중 일부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져간 것으로 파악된다.

14일 디스플레이 업계 발언을 종합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프로 맥스용 OLED 패널 2000만대를 추가 공급한다. 이를 위해 AP시스템, HB솔루션, 필옵틱스 등 협력사에 추가 제조 장비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4 프로 맥스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8대 2 비율로 애플에 납품 중이다. 아이폰14 프로 맥스 수요가 전작보다 늘어 양사에 호재가 생겼는데,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 몫이었던 초도물량 중 일부를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초도물량인 만큼 추후 공급 비율이 조정될 수 있다.

아이폰14 프로(오른쪽)와 아이폰14 프로 맥스 / 애플
아이폰14 프로(오른쪽)와 아이폰14 프로 맥스 / 애플
아이폰14 시리즈는 기본 모델인 아이폰14, 아이폰14 플러스, 아이폰14 프로, 아이폰14 프로 맥스 등으로 나뉜다.

세부적으로 아이폰14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가 납품한다. 아이폰14 플러스와 아이폰14 프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단독으로, 아이폰14 프로 맥스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맡는다. BOE가 OLED 패널을 납품한 아이폰14 제품은 주로 중국 내수시장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BOE는 저렴한 단가를 강점으로 결국 애플 공략에 성공했다. BOE의 공급망 합류를 기점으로 애플은 아이폰11 시리즈부터 이어온 패널 공급선 다변화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플로부터 추가적인 공급단가 인하 압박을 받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술 우위를 강점으로 아이폰 시리즈 OLED 패널 공급 점유율을 뺏기지 않을 태세를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6월부터 9월까지 출하 중인 아이폰14용 OLED 패널 3400만대 중 삼성디스플레이 비중이 82%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70% 초반이던 아이폰13 시리즈 점유율 대비 1년만에 10%포인트쯤 상승할 전망이다. 아이폰14 프로 맥스 추가 물량이 더해지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디스플레이 업계는 최근 BOE 사례처럼 막대한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이 LCD에 이어 OLED 패널 시장에서도 근 시일 내 한국 기업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한다. 수년 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독점적 지위를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BOE의 아이폰14 시리즈 패널 공급량은 전체 패널 물량의 5% 수준에 불과하지만, 아이폰 차기작 프로 모델 시장에 진입하며 한국 기업의 물량을 뺏을 가능성이 높다"며 "낮은 수율과 신뢰도, 품질 등 단점을 뛰어넘는 BOE의 가격 경쟁력을 애플이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