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대우조선 매각 가능할까… 노조·지역사회 반대에 ‘인수자’ 안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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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9.16 06:00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매각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고 강조하며 빠른 매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조선업계에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리적 한계, 재정적 문제 등으로 인한 인수자 부재, 지역사회 및 노조와 갈등 등 현안이 산적해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 매각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지분 55.7% 보유한 최대주주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 대우조선해양
강 회장은 "대우조선이 멋진 회사로 커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R&D와 투자가 있어야 하는데 산은 체제에서는 어렵다"며 "가능한 한 매각가격도 중요하지만 빠른 매각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분할매각은 안 되고 통매각은 된다는 식의 사전 조건을 다는 것이 대우조선 처리 문제에 바른 접근 방식은 아니다"며 "어떤 방식이든 빠른 매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방산 부분을 떼어내고 나머지 부분을 해외 매각하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다"고 밝혔다.

강 회장이 분리매각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대우조선 매각전의 속도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조선업계에서는 강 회장의 생각처럼 대우조선의 매각이 빠르게 진행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인수자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우조선의 시가 총액은 2조원이 넘는다. 강 회장이 해외매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만큼 국내에서 매각작업이 진행돼야 하는데 대우조선의 몸집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대우조선의 재정상황도 매각작업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분기까지 연이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크게 늘어 현재 700%대에 육박한 상황이다.

재정적 문제를 뒤로하고서라도 대우조선을 인수할만한 기업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유럽연합의 반대에 막혀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1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 만약 인수를 시도한다고 해도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를 시도했을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을 분리매각할 경우 조선업과 관련없는 기업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과거 대우조선 매각전에 참여한 바 있는 한화그룹이 방산부문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화는 방산사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 상선부문을 매각할 경우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는 포스코, SM그룹 등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다만, 대우조선 매각전 참전에 이름을 올린 대부분의 기업들은 손사래를 치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 대우조선해양
현실적으로 분리매각이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은 옥포조선소에서 방산, 상선부문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분리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한지붕 두가족이 연출될 것이라는 우려다. 또 공정상 연계도 필요하기 때문에 완전한 분리매각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매각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갈등도 나타날 수 있다. 박종우 거제시장은 후보시절 충분한 사회적 논의로 합의가 이뤄진 후에 매각 대상을 찾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수주호황인만큼 이익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하고 매각 시기를 조율해야 하는게 바람직하다는 것인데 이는 강 회장의 방향과는 맞지 않다.

노조와 갈등도 점화될 가능성은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산업은행의 빠른 매각론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매각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적자금 회수, 미래 비전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빠른 매각만 추구할 경우 졸속매각, 특혜매각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이 무산된 이후 대우조선의 재매각 작업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조선사로 매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타 업종의 기업들도 대우조선이 가진 리스크가 큰 만큼 선뜻 인수전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우조선 매각전이 시작되면 지역사회, 노조와 갈등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며 "산업은행에 대한 비판 역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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