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로 인해 심각한 침수 피해를 입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정상화까지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복구 작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철강산업과 연계된 산업들도 포항제철소의 상황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조선업계는 포항제철소의 상황이 하반기 후판가격 협상에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3개월 내에 포항제철소를 정상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3개 고로의 가동이 모두 정상화됐고 15일 쇳물의 성분을 조정하고 고체 형태의 슬라브 등 반제품을 생산하는 제강과 연주 공장도 모두 복구돼 선강부문은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또 포스코는 선강부문 정상화에 따라 장비와 인력을 냉천 범람으로 피해가 큰 압연지역에 집중 투입해 지하시설 뻘제거, 설비세척, 부품수리 등 복구작업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침수된 포스코 포항제철소. / 포스코
침수된 포스코 포항제철소. / 포스코
포스코는 연관산업의 제품을 최우선적으로 공급하는 방향으로 압연라인 복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달 말 1냉연과 2전기강판, 10월중 1열연과 2·3후판, 11월중 1·4선재 및 2냉연, 12월초 3선재, 스테인리스 2냉연 및 2열연 공장 등의 재가동을 목표로 설정헀다.

다만, 포스코의 바람대로 3개월 내에 포항제철소가 정상화될지는 미지수다. 압연지역 지하시설물에 대한 뻘제거 작업 등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공장별 정확한 재가동 시점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또 피해 내역, 규모 등을 추산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정상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6개월 갸량으로 예상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철강 수해복구 및 수급점검TF 회의에서 "열연 2공장은 정상화되는 데 최대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면서 "스테인리스나 다른 제품도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고 밝혔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정상화까지 3개월에서 6개월 가량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철강산업과 연관된 산업군에서 포항제철소 복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후공정인 압연라인이 정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철강 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하반기 후판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조선업계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복구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일컫는데 주로 선박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판 가격은 선박건조 비용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치솟았던 원자재 값으로 인해 후판가격이 인상됐지만 하반기에는 원재값이 하락해 후판가격이 동결 혹은 인하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조선업계 역시 흑자전환을 위해서라도 후판 가격이 최소 동결돼야한다는 입장이다.

압연라인 지하설비 복구 작업 모습. / 포스코
압연라인 지하설비 복구 작업 모습. / 포스코
하지만,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로 인해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국내 후판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압연라인의 정상가동까지 시간이 걸림에 따라 후판 공급이 부족해져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 협상은 대외비로 알 수가 없다"면서도 "원자재 값 하락으로 후판 가격이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로 인해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제고가 있어 조업에는 문제가 없으나 포항제철소 정상화 작업이 장기화될 경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후판가격 협상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복구기간동안 고객사 피해 최소화 및 국내 철강 수급 안정화를 위해 비상출하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또 최대 증산, 수리 일정 조정 등을 통해 광양제철소를 최대 생산 체제로 전환했으며 스테인리스, 전기강판 등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되는 제품을 광양제철소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필요시 인도네시아 PT.KRAKATAU POSCO, 인도 POSCO-Maharashtra, 중국 포스코장가항불수강유한공사, 태국 POSCO-Thainox 등 포스코의 해외생산법인을 활용해 후판, 열연, 냉연, 도금, 스테인리스 제품 등의 국내 공급도 검토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립한 복구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해 국내 철강산업과 국가경제에 대한 영향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그룹역량을 집중해 조속한 정상화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