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비야디(이하 BYD)가 가성비와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앞세워 세계 전기차 시장 1위인 테슬라의 아성을 넘보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BYD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이하 한자연) 연구전략본부 책임연구원은 19일 발표한 '왜 BYD의 성장에 주목하는가' 보고서를 통해 BYD는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기반으로 내연기관차에 견줄만한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BYD는 2003년 친촨자동차를 인수해 완성차 제조를 개시한 후 F3 등 중·대형 세단을 내세워 연간 50만대 가량을 판매해 왔다. 최근에는 전기차로 완전한 전환을 선언하고 3월부터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했다.

BYD는 2010년부터 전기버스 생산에 본격 착수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 1위의 전기버스 기업으로 등극했으며 1∼7월 전기차 판매량도 41만대를 기록하며 62만9000대를 판매한 테슬라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BYD 홈페이지 갈무리
BYD 홈페이지 갈무리
보고서는 전기차 대중화에 필요한 기반을 전방위적으로 구축한 것이 BYD의 성장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 안전성과 저비용을 내세운 리튬인산철 양극재 기반의 '블레이드 배터리' 및 구동 모터·인버터 등 전동화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자회사 설립 등을 언급했다.

BYD는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높은 투자비가 발생하는 선도적 연구보다 바이두 등과 협력해 업계 표준에 뒤지지 않는 기술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는데 완성차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낮은 가격에도 양호한 품질을 제공하는 가성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BYD는 주요 완성차 기업과의 협력 범위를 확장함과 동시에 '오션' 시리즈를 내세워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자사 부품의 공급을 확대하며 위탁생산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는데 테슬라 독일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Y에 자사 배터리를 납품하고 도요타와 함께 전기차 BZ3을 생산하는 것도 오션 시리즈 계획의 일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BYD는 중장기적으로 저비용 전기차의 위탁 생산자로 거듭나거나 다른 완성차업체와 공동개발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BYD의 성장은 그 자체로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여는 새로운 동력에 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며 "안정적 부품공급, 가성비 등 BYD 성장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