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산업이 소프트웨어(SW) 기반으로 변화되는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시대가 개막했지만, 정작 SW를 개발할 수 있는 인력은 태부족 상황이다. 대기업의 전문 개발자 채용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기업들은 코딩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손쉽게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노코드’ 서비스에 이목을 집중한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전문 지식보다 제대로 된 아이디어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SW를 개발할 수 있는 덕이다.

소프트웨어(SW) 개발 이미지/ iclickart
소프트웨어(SW) 개발 이미지/ iclickart
19일 SW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네이버클라우드와 LG CNS, 티맥스클라우드 등 한국 기업도 노코드 서비스를 공개하며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인공지능(AI) 기술과 인력을 갖지 못한 기업이 복잡한 코딩 과정 없이 쉽게 AI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노코드 AI 플랫폼 ‘클로바 스튜디오’를 제공 중이다. 아직 비공개 베타 서비스 단계이지만, 600개 이상의 기업이 클로바 스튜디오 참여를 신청하는 등 열기가 뜨겁다.

클로바 스튜디오 플랫폼은 ▲비개발자도 텍스트 기반으로 AI를 실험해 볼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 ▲다른 사용자들이 작업한 AI를 둘러보고 활용할 수 있는 ‘익스플로러’ ▲사용자들끼리 의견과 질의응답을 나누는 ‘포럼’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사용자가 플랫폼에 간단한 설명과 예시를 입력하면, 플랫폼은 초거대 언어 모델을 활용해 생성, 요약, 분류, 대화, 변환 등 다양한 언어 관련 AI 작업을 진행한다.

베타 서비스에 참여한 한 스타트업은 AI가 관련 질문을 하거나 참고 자료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만들기도 했다. 플랫폼을 통해 일종의 글쓰기 과외선생님 역할을 하는 AI 서비스를 만든 것이다.

LG CNS는 홈페이지를 통해 노코드 서비스 ‘데브온 NCD’를 무료 제공 중이다. 전문 코딩 지식 없이도 마우스로 아이콘을 이동시키는 형태의 쉬운 조작으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서비스다. 1개월쯤의 교육 과정을 거치면 일반인도 회계 시스템과 개인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스스로 만들 수 있다.

티맥스클라우드는 기업이나 소상공인, 일반인이 각자의 취향에 맞는 앱 또는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노코드 기반 애플리케이션(앱) ‘슈퍼앱’을 공개했다. 12년동안 5000억원쯤을 투자해 개발한 앱으로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우스 클릭과 드래그 기능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앱 또는 웹 페이지 등 프로그램을 짤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공상휘 티맥스클라우드 대표는 9월 초 진행된 슈퍼앱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아마존, MS의 서비스는 일반인이 앱을 쉽게 만든다는데 초점을 둔 만큼 기업이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다"며 "티맥스클라우드는 많은 기술과 서비스를 합쳐 기업과 정부에서도 쓸 수 있는 통합된 ‘슈퍼앱’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코드 기반 서비스는 최근 심각한 개발자 품귀 현상에 대안이 될 수 있다. 전문 인력이 없더라도 기업이 사용할 만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을 잘만 활용하면,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고액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뽑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는 덕이다.

SW 업계 한 관계자는 "노코드 플랫폼이 나오고는 있지만, 일반인이 완성된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일반화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구매나 발주 시스템처럼 단일의 간단한 프로그램을 필요로 하는 소규모 업체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노코드 프로그램이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