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ESG, 너무도 쉽게 융합 가능

메타버스 도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산업계 전반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디지털 지구, 확장 가상 세계로 불리는 메타버스와 기업의 비재무적 활동을 계량화한 ESG 경영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개념을 연관 지은 기업은 찾기 힘들다. 메타버스는 신사업 영역으로, ESG경영은 경영전략 개념으로 분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와 ESG의 융합은 결코 어려운 개념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두나무와 산림청이 산불 피해지역 조림 전후 사진. / 두나무
두나무와 산림청이 산불 피해지역 조림 전후 사진. / 두나무
메타버스는 ICT 분야뿐 아니라 공공·의료·교육·건설·문화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ESG는 주요 선진국에서 비재무 정보를 공시하거나 ESG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주요 투자 지표가 됐다.

다만 메타버스는 신사업 분야, ESG는 경영전략이라는 점에서 얼핏 큰 관련이 없어 보일 수 있다. 재택근무뿐 아니라 실제 메타버스 서비스를 하는 기업 관계자들도 아직 서비스가 구체화된 것이 없다며 말을 아낀다. ESG 경영에 메타버스를 융합했다고 발표하기에는 유난 떠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IT기업 한 관계자는 "재택근무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업무 협업툴을 자주 사용해 왔다"며 "전부터 완전 선택적 근무제도를 운영해 코로나19 재택근무체제로 전환됐을 때도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들은 ESG 보고서까지 발간하면서 잘 실천하고 있다고 강조한다"며 "상대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했다고 하는 곳은 적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두 개념 융합은 사실 단순하다"며 "온라인에서 ESG만 실천해도 메타버스와 ESG의 융합 사례다"라고 말했다.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 ‘온라인 = 메타버스’

일반적으로 메타버스와 ESG 융합을 어렵게 바라보는 것은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시각적인 해석 차이에서 시작된다. 메타버스를 좁게 해석하면 두 개념 융합이 까다롭다. 메타버스를 아바타를 이용하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식이다. 메타버스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같은 실감형 콘텐츠와 동일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메타버스를 넓게 해석하면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온라인 세계’다. 이 경우 메타버스와 ESG가 융합된 사례는 다양해진다.

가장 좋은 사례는 재택근무다. 재택근무는 메타버스와 ESG에 모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와 ESG 융합이 메타버스를 꼭 아바타로 접속하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등 어렵고 복잡한 것으로 인식하지 않으면 된다고 설명한다.

이는 재택근무가 방식은 다를 수 있지만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재택근무를 도입하면 출퇴근에 드는 자원을 줄일 수 있다. 환경(E) 요소에 해당한다. 재택근무로 출퇴근 시간을 절약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챙길 수 있는 점은 사회(S) 요소다. 재택근무 체제에서는 의사결정도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이를 구성원 모두에 공유하면 투명경영(G)이다. 재택근무 도입만으로도 메타버스와 ESG를 융합한 것이다.

현대원 서강대학교 메타버스대학원 원장은 "재택근무로 출퇴근 등 이동에 들어가는 자원을 절감하고, 비효율적인 회의 등이 줄어 비용 절감 및 업무 효율성이 오른다"고 설명했다.

각종 온라인 활동과 커뮤니케이션, 캠페인도 해당

온라인을 통해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메타버스ESG 활동이다. 일례로 봄이되면 유수의 기업이 온라인 상에서 나무를 심으면 오프라인에도 똑같은 나무를 심을 수 있다고 캠페인을 벌인다. 나무를 심자(E)는 캠페인에 메타버스를 이용한 활동(S)이 되는 것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에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것도 두 개념의 융합 사례다. 미래세대 성장 및 교육에 기여는 S에 해당한다. 온라인 플랫폼이 결합하면 된다. 또 버추얼 스튜디오 사업도 메타버스·ESG 융합으로 볼 수 있다. 버추얼 스튜디오를 활용하면 다수의 연출진과 배우들이 현지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 이동이 줄면서 자연스레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익명으로 온라인 접수가 가능한 고충처리 채널 운영이나 온라인 주주총회 개최도 융합사례다. 특히 온라인 주주총회는 메타버스를 거버넌스(G)에 활용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거버넌스(G)를 위해 메타버스를 만드는 사례도 있다. 실시간 의사결정 플랫폼을 구축해 경영 일선에 도입하고 의사결정 간소화를 추진하면 환경과 사회 등의 문제도 해결이 가능하다.

현대원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이 메타버스로 진화하면서 업무와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며 "이를 활용한 근로환경 개선, 고객과의 소통, 주주와의 정보 공유 및 투명성 제고에 이르는 광범위한 행위들이 메타버스 상에서의 ESG 경영 실천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조선미디어그룹 테크놀로지 전문미디어 IT조선은 ‘2022년 메타버스ESG 대상’에 참여할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지방공기업, 기업을 모집합니다. 메타버스ESG 대상은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면서 환경(E), 사회·책임(S), 지배구조(G)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기업과 기관을 발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IT조선 행사 안내 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