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대한 종합검사 기간을 연장했다. 형식상으로는 자료 제출이 늦어진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빗썸 인수를 추진하면서 이와 관련해 집중 감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매각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빗썸에 대한 가상자산 사업자 종합검사를 이틀 연장했다. FIU는 지난 1일부터 빗썸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했다. 당초 19일 빗썸에 대한 종합검사가 끝날 예정이었지만, 오는 21일이나 돼야 마무리 될 예정이다. 빗썸이 FIU가 요구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하면서 검사가 연장된 것으로 보인다.

FIU의 가상자산 검사과 관계자는 "통상 피검기관의 자료 제출 지연으로 검사기간이 지체될 수 있다"면서 "예전에도 그런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거래소 FTX가 빗썸 인수를 추진하면서 FIU가 추진 배경이나 지배구조를 중점적으로 들여다 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빗썸코리아 단일 최대주주인 비덴트는 지난 7월 26일 공시를 통해 FTX와 빗썸 지분 처분을 위해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빗썸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 의장이 1600억원대 특정경제법상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최대주주 리스크’를 안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오랫동안 제기된 자전거래 의혹도 연장 배경 중 하나로로 관측된다.

금융정보분석원은 지난 2월부터 신고·수리를 마친 가상자산 사업자를 대상으로 특정금융정보법상 자금세탁방지체계 구축 현황을 점검하는 종합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고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개선·보완사항을 제대로 이행했는 지 우선 점검한다. 이와 함께 시행 초기 고객확인의무와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이 올바르게 이행·정착되는지 살펴본다. 원화마켓 사업자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자금세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시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요주의 사업자를 대상으로는 실제 자금세탁방지 운영 상황을 중점 점검한다. 대상 사업자는 종합검사 결과에 따라 하반기에 선정하며, 신고 이후 의심거래보고와 트래블룰 이행 적정성 등을 살핀다.

앞서 FIU는 업비트와 고팍스, 코인원에 대한 종합검사를 마쳤다. FIU는 지난달 30일 코인원과 고팍스에 대해 첫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종합검사 결과 특금법상 위반 사항이 있다고 판단, 과태료 등 벌칙을 부과하는 절차다. 빠르면 이달 중 제재가 확정될 전망이다. 다만 제재 결과는 비공개로 관측된다.

FIU는 빗썸에 대한 종합 검사 연장에 대해, "검사 관련은 통상 답변 드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전했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