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3회 8천만원'… 국내 상륙 유방암 게임체인저 '엔허투' 급여 적용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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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9.23 06:00
유방암 환자에게 마지막 희망으로 불리는 항암제 ‘엔허투’가 국내 허가를 획득한 가운데 환자들 사이에서 국민건강보험 급여까지 적용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이갈 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엔허투 승인에 대한 국민청원 여론이 거샜던 만큼 규제 당국이 이를 의식해 급여를 적용 시키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온다.

HER2(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 2형) 저발현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 / 아스트라제네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국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내놓은 신약 ‘엔허투주100㎎(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을 허가했다.

특히 식약처는 엔허투 허가를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는데,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인 치료제나 백신 등을 제외한 특정 의약품의 허가 사실을 별도 자료를 통해 알린 경우는 드문 일이다.

엔허투는 ▲이전에 두 개 이상의 항 HER2 기반의 요법을 투여 받은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3차 이상 치료) ▲이전에 항 HER2 치료를 포함하여 두 개 이상의 요법을 투여 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의 치료(3차 이상 치료)에 쓰일 수 있다.

앞서 엔허투는 ‘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2)’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른 바 있다. 엔허투는 암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특정 표적 단백질에 결합하는 단일클론항체 ‘트라스트주맙’과 강력한 세포사멸 기능을 하는 ‘데룩스테칸’을 링커로 연결한 항체약물접합체(ADC)다.

엔허투가 각광받는 이유는 기존 치료제로 치료가 어려운 HER2 발현 유방암·위암 환자에게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HER2란 암 세포의 표면에 붙어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촉진하는 신호를 보내는 수용체다.

HER2 양성 암의 경우 일반적인 암보다 진행이 빠르고 공격적인 특성을 보인다. 최근 의학계 보고를 보면 유방암 환자의 20% 가량이 HER2를 가진 양성 유방암 환자다.

엔허투는 항체의 표적에 대한 선택성과 약물의 사멸 활성을 이용, 약물이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함으로써 치료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임상적 유의성은 글로벌 임상시험에서도 입증됐다.

이전에 트라스투주맙엠탄신, 트라스투주맙, 퍼투주맙을 포함한 2개 이상의 항 HER2 요법을 투여 받은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성인 환자 184명을 대상으로 한 2상 연구 결과에서 엔허투의 확정 객관적 반응률(confirmed ORR)은 60.9%(95% CI, 53.4-68.0)로 나타났다.

2차 평가 변수 중 일부인 반응기간 중앙값(mDOR) 및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각각 14.8개월(95% CI, 13.8-16.9)과 16.4개월(95% CI, 12.7-NR)이었다.

이같은 효과가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는 엔허투 신속승인을 요구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지난달 엔허투의 유방암 치료제 신속 승인을 요청하는 청원 내용이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5만명의 동의를 얻으면서 소관위원회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심사 단계에 회부되기도 했다.

국민의 관심과 규제기관의 이례적인 사용허가를 힘입어 엔허투가 급여 등재로 이어질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방암으로 치료중인 한 청원인은 "주사 3번에 해당하는 한 사이클을 처방받는데 8000만원이 들 정도로 엔허투는 고가의 의약품이다"며 "이미 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은 재산 전부를 항암치료에 쏟아 부었기 때문에 엔허투와 같은 꿈의 항암제가 나와도 쉽게 맞을 수 없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국내 판매는 한국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급여 심사는 한국다이이찌산쿄가 맡는다.

이에 한국다이이찌산쿄 관계자는 "유방암, 위암 환자의 처방권 확대 측면에서 엔허투의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위한 회사 내부절차를 진행 중이다"며 "엔허투가 하루 속히 건보에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의료계 내에서도 급여 적용 가능성에 다소 긍정적인 입장이다.

대학병원 전문의는 "해외 사례를 통해 현재까지 대안이 없던 HER2 양성 암 환자의 치료 대안으로 엔허투가 꾸준히 사용되고 있다"며 "의학계에서는 이미 엔허투를 유방암 치료에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보고 있는 만큼 국내 규제기관들 역시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보고 검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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