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人] 이희주 "토종 OTT 대표하는 웨이브, 배리어 프리에 더 힘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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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9.24 06:00
웨이브는 SK텔레콤과 KBS, MBC, SBS 지상파 3사가 손잡고 만든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업체의 한국 시장 장악을 막고 K-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토종 OTT 업체로는 웨이브 외에 티빙, 왓챠 등도 있지만, 웨이브는 성격이 좀 다르다. 시작부터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만나 자체 콘텐츠를 강화했고, 국내 OTT의 배리어 프리 활성화에도 힘을 준다. 배리어 프리는 장애인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 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이다. 웨이브는 국내 OTT 중 유일하게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으로 콘텐츠에 자동으로 자막을 넣는 국책과제에 참여했다.

이희주 웨이브 정책기획실장 / 콘텐츠웨이브
웨이브가 꽃길만 걷는 것은 아니다. 주목을 많이 받는 만큼 잡음도 있다. 지상파 방송 다시보기용 플랫폼 아니냐는 지적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오히려 웨이브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사업 초기 비디오 배달을 하며 돈을 벌어 콘텐츠 생산에 투자했던 넷플릭스의 경우 처럼 웨이브도 같은 길을 가는 것이라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IT조선은 22일부터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되고 있는 ‘에이스 페어’에서 이희주 웨이브 정책기획실장을 만났다. 그는 웨이브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웨이브는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주요 주주다. 이 점이 타 플랫폼 대비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됐나.

한국에 플랫폼이 많은데, 웨이브는 주주구성이 지상파 3사로 돼 있다. 상당히 파워가 있는 방송사이고, 그들로부터 콘텐츠를 제공받는다. 지상파의 협력을 통해 콘텐츠에 대한 권리를 갖는 다는 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 등은 장점이다.

SK스퀘어가 웨이브의 1대 주주다. 관계사인 SK텔레콤의 경우 국내 1위 통신기업이고, 웨이브가 통신망 이용에 따른 대가를 지불하기는 하지만 든든한 점이 있다. 유무선통신 노하우가 많고, 또 다른 관계사인 SK브로드밴드는 IPTV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서로 협력을 통한 마케팅 측면에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웨이브는 지상파·종합편성채널과 손잡고 방송사 콘텐츠를 많이 확보하고 있다. 본방을 놓친 시청자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웨이브 자체 콘텐츠보다 재방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분위기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재방송 플랫폼’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상파에 본방편성이 되고 그것을 웨이브에서 제공한다. 재방송 플랫폼이라고 부르는 것은 오리지널콘텐츠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애긴데,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넷플릭스의 시작도 자체콘텐츠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다. 비디오가게에서 시작했다. 출범 후 나중에 플랫폼 힘이 강화됐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오리지널콘텐츠에 투자했다.

OTT 사업자가 기성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파워라고 생각한다. 웨이브는 오리지널콘텐츠 제작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자본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원활한 콘텐츠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지상파 방송이나 기존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웨이브의 이점이다. 오리지널콘텐츠는 마케팅 비용이 상당히 많이든다. 아직은 방송채널 중심 미디어 소비 문화가 있어 지상파 방송은 어느 정도 마케팅문제가 해결됐고, 웨이브 역시 마케팅비가 많이 절감된다.

방송채널에 편성되고 남는 콘텐츠를 우리가 제공하는 것은 아니고, 실시간 채널은 방송사가 맡고 VOD는 웨이브가 전담 중이다.

웨이브에는 지상파방송 콘텐츠도 당연히 있고 해외 드라마 시리즈물 중 넷플릭스보다 해외에서 콘텐츠 퀄리티가 높기로 소문난 HBO 콘텐츠도 있다. 구독형 영화도 넷플릭스나 티빙보다 월등히 많다.

―트래픽 급증을 이유로 지상파 실시간 방송 무료 서비스를 중단했는데, 이후 트래픽 관리 원활하게 되고 있는지.

실시간 채널을 무료로 제공한 것은 월정액 가입을 망설이고 있는 유저들에게 웨이브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월정액을 해지하면 아예 메인에 들어가지 못하게 대문을 닫아버린다. 웨이브는 현재 실시간 채널이 아니라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이 있다.

실시간 채널 무료 라이브는 현재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 클립 형태로 나가고 있다. 하지만 무료 라이브가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시간 채널 서비스가 대규모 트래픽을 양산하는 것은 아니다. 지상파 방송사나 채널을 소유하고 있는 채널 사업자들의 의견도 그렇고 웨이브에서도 마케팅 효과를 얻지 못한 결과 종료하게 된 것이다.

―SK브로드밴드와의 결합상품을 출시 1년만에 종료하고 판을 새로 짜고 있다고 했다. 1년 넘게 흐른 지금도 소식이 없다. 여전히 준비 중인가.

SK브로드밴드가 MZ세대를 겨냥해 만든 신규 홈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이Z에서 웨이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의 IPTV 영역은 기존 미디어 영역이고, 웨이브는 뉴미디어 영역을 맡는다. 서로 공동 제작을 생각할 수도 있고 콘텐츠 상호 공급도 가능한 부분이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제휴하고 있듯이 웨이브 역시 SK브로드밴드와의 제휴도 가능하다. 늘 고민하고 있으며, 회사 간에 논의도 하고 있다.

―웨이브는 왕좌의게임으로 유명한 미국 케이블채널 HBO·HBO맥스 오리지널 신작 시리즈를 독점 공개하고 있다. 이들을 컨텍한 이유와 앞으로도 이들의 콘텐츠 국내 독점 공개권 확보를 유지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흐보덕후라는 말이 있다. 흐보덕후는 HBO 영어 단어를 한국어로 그대로 읽은 ‘흐보’와 일본어 오타쿠(마니아)를 한국 식으로 읽은 ‘덕후’의 합성이다. HBO가 만든 드라마는 한국에서도 해외 시리즈를 좋아하는 마니아 사이에 최고로 쳐주는 경향이 있다.

해외 시리즈를 잘 보지 않는 분들은 넷플릭스를 더 잘 알고 있겠지만, 해외 시리즈를 잘 알고 많이 소비하는 유저들의 경우 HBO 시리즈에 대한 강한 니즈를 보인다.

웨이브는 HBO와 매년 계약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 중이며, 올해 7월 계약을 연장했다. 국내에서 HBO 시리즈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계속해서 적극적인 콘텐츠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 양사 간 조건이 잘 맞는다면 내년 7월에도 재계약을 하게 될 예정이다.

―8월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OTT들이 영상 자막과 화면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눈감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올해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이슈 중 하나로 ‘국내 OTT의 배리어 프리 활성화’를 꼽고 있다. 웨이브는 관련 대책을 세우고 있나.

배리어 프리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웨이브는 한글 자막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배리어 프리 영상은 지속적으로 만들어 제공한다. 웨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영상 30만편쯤 중 9만편에 한글자막을 넣었다. 비율로 치면 상당한 수준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소리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과거부터 가지고 있던 모든 작품을 배리어 프리로 만들어 제공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주요 인기 드라마나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HBO 시리즈 등에 배리어 프리 자막을 제공하고 있고 앞으로 더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웨이브는 최근 국립극장과 장애인이 함께 관람할 수 있도록 수어 자막을 제공하는 시도를 했다. 과학기술평가원과 관련 국책과제도 진행한다. SBS, AI 기업과는 자동 자막 입력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앞으로 딥러닝을 통해 자막의 정확도를 높일 것이며, 현재 상당한 수준에 와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콘텐츠 웨이브에 대한 외부 평가를 긍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콘텐츠 수급이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새로운 서비스 기획, 홍보 마케팅 등 여러가지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배울점도 있다. ‘넷플릭스의 라이벌은 넷플릭스다’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안주하지 않고 성장을 지속하는 정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필요하다. 해외 미디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웨이브가 장기적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글로벌 OTT로 거듭나 K콘텐츠와 함께 상생하고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다.

광주=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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