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가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6개 제품의 용량 축소 및 가격 인상에 나선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오는 28일부터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6종의 용량을 300㎖에서 275㎖로 줄이고, 가격도 기존 2000원에서 2200원으로 200원 인상한다.

프로바이오틱스와 저분자 콜라겐 등 유제품의 기능성을 강화해 리뉴얼 출시한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리뉴얼 출시에 따라 현재 편의점 채널에서는 발주가 중단된 상태다.

동원F&B 관계자는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의 판매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기능성을 강화함에 따라 소비자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동원F&B의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플레인맛’ 이미지. / 동원몰
동원F&B의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플레인맛’ 이미지. / 동원몰
다만, 용량 축소 및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편의점 점주들은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대체품을 찾아야겠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편의점 인기상품인데 용량을 줄이고 가격까지 인상하면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시각이다.

유통업계는 원부자재 등 물가가 급등함에 따라 라면·과자·유제품 등 식료품의 가격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현상도 급부상하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슈링크(shrink, 줄이다)’와 ‘인플레이션(inflation, 물가 상승)’을 합친 단어다. 제품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용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추는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대표적인 일례로 국내에서는 ‘질소 과자’를 꼽을 수 있다. 과자 봉지 크기에 비해 내용물이 현저히 적은 것을 비꼰 용어다. 제과업계는 내용물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질소를 넣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과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물가가 치솟고 있는 미국에서도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을 취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49%는 슈링크플레이션의 대처법으로 다른 브랜드를 구입한다고 답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제품의 기능성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아닐 때 얼마든지 강화해도 되는 건데 일종의 꼼수처럼 여겨진다"면서 "소비자들은 제품의 기능이 강화되는 것보다 가격이 유지되기를 더 바란다. 물가가 폭등하는 시기에 어떠한 이유를 붙여서 상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